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노조<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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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에 정의 안된 통상임금, 신의칙 제시
-115곳 사업장서 통상임금소송…법원마다 신의칙 엇갈린 판결
-1심 패소 기아차 3분기 적자불가피…GDP 32조원 손실 전망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기하영 기자]경제계가 25일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등 문재인정부의 3대 노동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개최한 '대한상의 고용노동위원회 제61차 회의'에서다. 경제계는 통상임금에 대해서는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신의칙 인정 등이 법원 판결마다 달라 산업 현장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통상임금의 개념과 산입 범위를 명확히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조속히 입법되도록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통상임금을 정의하는 규정이 없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통상임금의 판단기준을 정기성·일률성·고정성으로 판단했고 통상임금을 둘러싼 혼란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신의칙 법리'를 제시했다.


2013년 이후 4년간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1만여 개 중 192곳이 통상임금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송이 진행 중인 곳은 115곳에 이른다. 하지만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기아차 통상임금 1심 재판부는 노조의 주장이 신의칙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근로자들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에 의해 인정되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요구가 사측의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광주고법 민사1부(구회근 부장판사)는 금호타이어 노조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1심을 깨고 2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금호타이어의 부채와 워크아웃이후 악화하는 경영 사정 등을 근거로 신의칙 원칙을 언급하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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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가 벌이는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1심은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넣어달라는 노조의 주장을 인용해 회사가 63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신의칙을 이유로 회사가 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 현대미포조선 등의 통상임금 소송 사건 또한 1심과 2심의 신의칙 판단이 엇갈린 채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엇갈린 판결은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아차는 1심 선고 패소로 충당금을 쌓아 부진한 실적에 부담이 가중되는 반면에 금호타이어는 소송이 승소하면서 쌓아놓은 충당금이 수익으로 처리되면서 실적이 개선된다. 기아차는 국내외 주요시장에서의 판매부진과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1조원 규모의 충당금의 영향으로 매출은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적자는 3000억원∼5000억원대로 예상됐다. 기아차가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2007년 3분기 이후 약 10년만의 적자전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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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월 통상임금 소송에서의 패소를 대비해 1000억원 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아왔는데 지난 8월 17일 2심 판결에서 승소하면서 1000억원 가운데 110억 원을 영업이익에, 890억 원을 영업외이익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노동소득분배율이 1.3%포인트 높아지면, 반대로 연 경제성장률은 0.13%포인트 떨어진다.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한 해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향후 매년 누적적으로 영향을 준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국내총생산이 32조6784억원 감소한다. 국내총생산의 이러한 감소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인해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없어져 버리는 사회후생의 순손실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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