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경갤러리]응시를 통해 만나는 마음의 정원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어두운 공간 속 적막함이 흐른다. 녹음된 새 소리와 기차소리가 지나가면 이윽고 문이 열리고 빛이 새어 들어온다. 전시장 밖 나무들의 풍경과 실제 경의·중앙선을 지나는 열차 소리가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약 15분 동안 눈과 귀가 편안해지면 본격적인 전시와 영상이 시작된다. 러닝타임 40분 간 보고 듣고 느끼며 온전히 전시에 집중할 수 있다.
전시는 응시(凝視: 한 곳을 똑바로 바라봄)를 주제로 한다. 허영균, 목소 작가가 정원(庭園)에 대한 연구과정을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전시에서 말하는 응시는 정원 연구과정을 접속하는 통로이면서 이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두 작가는 이를 통해 정원은 응시에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응시를 통해 비로소 만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전시는 ‘정원연구의 기록’과 ‘교토 연구 기행의 소품’ 두 공간으로 구성된다. 영상에선 두 작가가 교토 용안사 석정(石庭) 여행에서 느꼈던 감상을 읊조리거나 응시에 관한 속 깊은 대화를 나눈다.
공연 작업을 주로 하는 두 작가는 영화나 미술 작가들과도 자주 협업한다고. 허영균 작가는 “전시는 목소 작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살면서 마음을 돌보는 일이 필요한데 정원을 바라보면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토는 조사를 위해 떠났다. 우리가 조성하고 싶은 마음의 정원을 마련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목소 작가는 “보통 마음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는데, 무언가를 오래 바라봤을 때 그 대상과 내 마음이 만나는 관계가 곧 정원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원연구: 응시’는 설치와 영상이 혼합된 형태다. 연극연출가로 활동 중인 전진모 극장 대표는 “전시는 일종의 설치연극에 가깝다. 공간의 요소들을 관객이 체험하면서 감각을 얻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굳이 장르를 가르지 않고 있다. 거창한 실험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신촌극장은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문을 연 신촌극장(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13길 17)은 일반 가정집 4층 옥탑방에 설치된 공간이다. 극장을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크라우드 펀딩을 조성했고, 목표금액인 4000만원을 달성해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일정표가 꽉 들어차진 않았지만, 11월에도 최윤석 작가의 전시(11월 1~12일)나 장현준(11월 20~26일), 윤자영 안무가(11월 27일~12월 10일)의 공연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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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문을 연 ‘정원연구: 응시’ 전은 22일까지 5일 동안 오전 11시부터 하루 6회 진행된다. 회당 다섯 명의 관객만을 초대한다. 자세한 전시 안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티켓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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