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후발주자 대웅제약, 美 진출로 역전 노린다
'나보타' 내년 상반기 진출 기대·하반기엔 유럽…국내 1위 메디톡스와 소송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보톨리눔톡신'(보톡스) 후발주자 대웅제약이 미국ㆍ유럽 등 선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통적인 강자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수년 간 지연되는 틈을 파고들겠다는 셈법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3년전 보톨리눔톡신 성분의 주름개선치료제 '나보타'를 국내 출시하며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대웅제약이 수출 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대웅제약 close 증권정보 069620 KOSPI 현재가 144,900 전일대비 6,900 등락률 +5.00% 거래량 44,608 전일가 138,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대웅제약, '장 점막 재생'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개발 주도 대웅제약, 티온랩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월 1회 비만 치료제' 개발 나선다 대웅제약, 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IPF 글로벌 2상 환자 모집 완료 의 나보타를 미국 내 독점판매하는 '알페온'은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임상 3상시험을 완료했으며,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올 4분기 FDA 공장 실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인증을 획득하면 미국 시장에 본격 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에는 지난 7월 의약품허가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내년 하반기 출시도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보톡스 업체 중 가장 먼저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다급해진 것은 메디톡스다. 국내 1위 업체 메디톡스는 2013년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과 4000억원 규모로 보툴리눔톡신 제품 '이노톡신'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고, 현재 임상 3상시험 준비 단계에 있다. 하지만 수출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임상시험이 시작되지 않으면서 미국 진출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메디톡스 메디톡스 close 증권정보 086900 KOSDAQ 현재가 106,300 전일대비 4,100 등락률 +4.01% 거래량 40,164 전일가 102,2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메디톡스, 1분기 영업익 74억…전년 대비 35% 증가 메디톡스, '히알루론산 필러' 2종 유럽 MDR CE 인증 획득 메디톡스, 개발본부 총괄에 이태상 상무 영입 관계자는 "임상시험 개시가 시장 기대보다 늦어진 것은 까다로운 기준(cGMP)에 부합하기 위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2~3년 사이 시판허가 받아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을 놓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웅제약과 메티톡스 간 충돌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메디톡스는 지난 6월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법원에 대웅제약과 알페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원재료인 균주와 기술을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최근 미 법원은 메디톡스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해당 사안은 미 법원에서 다툴 일이 아니다"며 한국에서 관련 소송을 먼저 진행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는 한국에서 소송을 즉시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사활을 건 듯 대립하는 것은 미국 시장 진출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대 관문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 보톡스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이며 연평균 8%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FDA 판매 승인을 획득한 보톡스 업체는 다국적 제약사인 엘러간ㆍ입센ㆍ멀츠 등 세 곳에 불과하다. 미국 FDA 승인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보증수표'와도 같다.
이들 3사 외 한국ㆍ인도ㆍ러시아 등에서 보톡스 제품을 상업화한 업체는 10여곳 이상이지만, 미국ㆍ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는 승기를 쥘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톡스 시장이 포화인 가운데 미국ㆍ유럽ㆍ중국 시장이 유일한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과 진출하지 못한 기업 간 극명한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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