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데이타솔루션 전무·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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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 등에 공통으로 쓰이는 중요한 학습기법은 소위 머신러닝이라고 불리는 기계학습이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데이터로부터 특정 패턴을 학습하고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이다. 구글의 검색엔진, 아마존의 상품추천기술, 페이팔의 사기방지, 재규어 자동차의 개인화된 품질개선, 시스코의 유망잠재고객 발굴모델, 캐롤라이나 병원의 퇴원결정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머신러닝의 주요한 골자는 최적화와 반복이다. 그러나 사람이 학습하는 방법과는 상당히 다른 과정을 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들이 인간의 지식 습득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인과관계나 특징적 의미를 가지고 지식을 습득한다. 그러나 기계는 이러한 과정을 건너뛰어서 결과적 패턴의 유사성으로 지식을 쌓아간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에서 열대야와 유사한 내용을 검색해보자. 시금치라는 단어가 87%의 유사성을 가지고 등장한다. 알고 보니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는 날짜의 그래프와 시금치의 가격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상당히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시금치 가격이 57% 올랐다. 사람은 시금치의 성장에 기상적인 요인이 중요하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그래프의 유사성으로 결론적인 사실을 지식으로 축적하게 되는 것이다. 시금치의 사례로 본다면 채소류의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한 다른 요인과 어떠한 유사성이 있는지 연관 지식이 없더라도 순식간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으로 가는 길목에서 챗봇(Chatbo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자로 주고받는 채팅을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로봇이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초기의 챗봇 시스템은 고객들이 어떤 질문을 할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간에 고객들이 질문했던 내용을 지식으로 쌓아 일정시간이 지나면 어지간한 질문은 적절히 답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인공지능이 실현되면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단면이다.


IBM의 인공지능 기기인 '왓슨'은 지식의 축적을 위해서 대학 강의를 수강한다. 새로운 의학 정보 취득을 위해 관련 논문 자료의 입력도 지속적으로 쌓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한 지식의 축적이 가속화되는 계기는 인간을 통한 자료의 주입 단계를 지나 인간의 말을 바로 알아듣고 정보로 만드는 기술의 발전에 있다. 언어와 상관없이 말을 문자로 바꾸고(STT, Speech to Text), 또는 문자를 말로 바꾸는(TTS, Text to Speech) 기술이 초보적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시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인공 신경망 분야에서도 기계학습의 하나인 딥러닝이 발전돼 왔다. 딥러닝을 통한 기계학습은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인공지능에게 특정한 사진을 보여주면 사진의 내용을 글로 서술해준다. 글만 읽어보아도 그림을 보는 듯하다.


지난 30년간 기술의 발달로 전화번호나 노래 가사를 잊은 지 오래됐다. 앞으로 또 어떤 것을 잊고 살아가게 될까.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이 어디나 있는 세상에서 지금의 교육체계는 근본부터 흔들릴 것이다. 어려운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같은 골치 아픈 학문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의문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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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는 혼돈을 초래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동시에 피해자가 될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디지털 유목민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노예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김동철 데이타솔루션 전무·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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