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장비 백태①]연 수백억 부당 수령…세금 줄줄 샌다
아시아경제 정보공개 청구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공무원들 1인당 출장비 월 25만원에 달해...한달 근무 20일 인데, 출장 일수 25일?...실제 출장 일수보다 과다-허위 청구 의혹...실제 자치구청 사례 적발돼 국민권익위 전수 조사 중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25개 자치구 3만여명의 공무원들이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연 수백억원대의 출장 수당을 부당 수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아시아경제가 정부 정보공개청구시스템(www.open.go.kr)을 통해 25개 자치구를 상대로 최근 3년간 '부구청장 이하 공무원 출장 여비 지급 현황'을 정보 공개 청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25개 자치구들은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출장 수당을 3만2000여명(정원 기준)의 공무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자치구 별로 최소 30억~50억원 안팎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25개 자치구에 총 940억원대가 투입됐다.
자치구 별로 송파구 53억1800만원, 강서구 45억9683억원, 강남구 45억2045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반면 광진구(28억281만원), 동작구(30억8838만원), 서대문구(31억8217만원) 등의 순으로 적다. 지급 기준ㆍ액수는 25개 자치구 모두 출장 시간ㆍ거리가 4시간ㆍ12km 이상일 경우 2만원, 그 이하일 경우 1만원씩이다. 구청장은 업무추진비 등을 받기 때문에 출장비가 없고, 일반직원이 관용차량을 이용했을 경우에는 1만원씩만 지급한다.
문제는 이중 상당한 액수가 허위 출장 기록을 바탕으로 부풀려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자치구 별 공무원 1인당 월 출장비 지급액은 평균 25만원 안팎에 달한다. 자치구 별로 강남구 27만1400원, 송파구 27만1300원, 강북구 27만1000원, 광진구 26만8000원, 중구 26만3000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성북구 19만7000원, 서대문구 20만5000원, 서초구 21만6000원 등의 순으로 적었다.
즉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자치구들이 월 25만원 이상의 출장비를 공무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만약 실제 출장이라면 하루 4시간 이상 12km 이상 장거리ㆍ종일 출장(출장비 2만원)을 한달 평균 12일 이상 다녀왔다는 얘기다. 1만원 만 지급되는 지근 거리ㆍ단시간 출장이라면 한달 25일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론 공무원들은 주5일 근무제 이후 공휴일을 뺀 근무 일자가 한달 평균 20일에 불과하다. 아무리 현장ㆍ민원 업무가 많은 자치구청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많다는 게 공무원 사회 안팎의 지적이다. 그나마 출장이 잦은 부서들 조차 극히 드문 관외 출장을 제외하면 직선거리 5km 반경 내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장 시간ㆍ거리를 허위 기재해 출장비를 과도하게 타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주요 근거다.
1만원이 지급되는 단거리 출장을 다녀오고도 장거리 출장으로 부풀려 기록하거나, 아예 출장을 가지 않았으면서도 다녀왔다고 허위 기재해 출장비를 부당 수령하는 관행이 전체 자치구에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25개 자치구 중 A구청은 이미 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58명 전원이 매달 15일씩 4시간 이상 출장을 다녀 온 것으로 서류를 조작한 후 30만원씩 정액으로 수당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해당 구청이 자체 부당 수령 실태 조사에 착수했으며, 국민권익위도 해당 구청 뿐만 아니라 전체 234개 기초 지자체 등에 출장비 부당 수령이 만연돼 있다고 보고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여비 현실화ㆍ부당 수령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책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동 주민센터ㆍ사회복지 등 일부 현장 위주 부서라면 몰라도 내근 위주의 다른 부서 근무자들까지 한달 내내 출장을 다니고 25만원 안팎의 수당을 탔다는 얘기는 말이 안 된다"며 "본청에서는 과거에 사라졌지만 자치구 쪽에는 아직도 부당한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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