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車부품업계서 20여년 CEO…"시간 걸려도 공감대 형성 중요"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은 '약자 코스프레(약자임을 강조하기)'로는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회장은 "이것 좀 해주세요, 이렇게 징징대서는 안 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성 중심의 '터프'한 자동차부품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최고경영자(CEO)로 지내며 터득한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한 회장이 선택한 방식은 '성공 스토리'다. 여경협 지원을 통해 판로 개척이나 인력 확보 등에서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내고, 이들을 길잡이 삼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는 여성기업의 손을 다시 협회가 잡아주는 식이다.
성공적인 사례가 '여움'이고 앞으로 기대가 큰 사업이 '일자리 허브'다. 올해 초 여움 1기 모집엔 여성기업 160곳 이상이 몰렸다. 해보려는 의지는 충만하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기반이 열악한 곳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한 회장은 업계 다양한 분야의 상품기획자(MD)에게 촘촘한 기준에 따라 제품을 판단해달라고 부탁해 최종 73개 업체를 확정했다. 이들에게는 협회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보 전략을 함께 짜고 서울역에 위치한 코레일관광개발의 '중소기업 명품 마루'에 입점시켰다.
지난 6월 말엔 잠실 롯데마트에서 3일간 판촉전도 열었다. 강원도·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여성기업인이 장마가 한창인 날씨에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3일간 매출만 5000만원 이상 올렸고 반응이 좋아 전국 롯데마트 입점도 타진하게 됐다.
국고를 지원받아 여성기업 제품 홈쇼핑 지원사업도 병행했다. 공영홈쇼핑·홈앤쇼핑 등을 통해 방영된 여성기업 제품은 주요 시청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90~140% 판매를 달성하는 등 '대박'이 났다. 여기에도 여경협의 손길이 숨어 있었다.
한 회장은 "홈쇼핑에 나가는 영상 제작부터 회원사 홍보 제작물 디자인까지 여경협 직원이 붙어 함께 조율했다"며 "A에서 Z까지 모든 동선을 함께했다"고 회고했다. 이 결과 현재까지 방송한 13개 업체 총 매출액은 14억원에 달한다.
수출을 원하지만 방법을 모르던 여성기업에도 손을 내밀었다. 한 회장은 "수출은 샘플을 보내고 가격을 조율하고 영문 계약서를 쓰는 등 일련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며 "15개 업체를 뽑아 1대1로 붙어 시장을 뚫어주고 서류도 같이 만들어 그중 6곳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한 초식동물 사료업체는 여경협과 함께 할랄 인증을 받아 카타르 농장에 10억원어치 샘플을 보냈다. 나머지 5곳 역시 천연 화장품·제습제 등을 무기로 북미·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를 공략하고 있다.
한 회장은 여성기업에 당부할 말을 청하자 "말을 우물까지 끌고 가도 말이 스스로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물을 마실 수 없다"며 "여성기업 스스로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약력
▲1958년생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문헌정보학 석·박사 ▲문헌정보학과 강사(대구대·전북대·충남대·한남대·효성여대·계명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이사 ▲대구상공회의소 상임위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본회 이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 부회장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한국무역협회 비상임부회장 ▲중소기업청 균형성장촉진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조약 국내대책위원회 민간위원 ▲현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효림그룹(효림산업·효림정공·효림에이치에프·디젠·효림에코플라즈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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