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품권 10년 넘어서 못 쓰다니"…형지에스콰이아의 이상한 정책
"10년 넘었으면 휴지조각" 형지에스콰이아, 상품권 정책 변경
5~10년 사이 발행된 상품권도 오프라인 매장서는 사용 불가
갑작스런 정책 수정에 소비자들 혼란…"기만 행위" 항의
회사측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책임없다는 답변 받아" 하소연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주부 임수인 씨는 최근 에스콰이아 구두 상품권으로 신발을 사기 위해 백화점 매장을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매장 측이 "상품권은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기 때문이다. 상품권 뒷면에는 '발행년월일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있지만, "지난달부터 관련 정책이 전면 수정되면서 상품권 사용이 어렵게 됐다"는 설명만 되돌아왔다.
형지에스콰이아가 지난달부터 에스콰이아 구두 상품권 사용을 제한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최대 50만원권까지 발행된 상품권을 일반 매장에서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 것. 회사측은 인수 이전 발행된 상품권 규모가 너무 커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기만행위라며 항의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형지에스콰이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발행일이 10년이 경과된 에스콰이아 구두 상품권에 대한 권리는 소멸된다는 조항을 설정, 내부정책을 바꿨다.
변경된 정책에 따르면, 2007~2011년 사이 발행된 상품권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대신 자사 온라인몰 적립금 교환권으로 교환해준다. 예를 들어 10만원 상품권은 온라인몰 교환권 10만원권과 교환되는 것. 온라인몰 교환권은 뒷면에 적힌 쿠폰번호를 에스콰이아 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2012년도 현재(5년 이내) 사이에 발행된 상품권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방문 후 정상가 제품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하며, 할인제품에 대해서는 사용할 수 없다.
상품권 정책이 갑작스럽게 변경된 이유는 상품권 발행 규모가 인수 당시 예측치를 훌쩍 뛰어 넘으면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55년 역사의 토종 수제화 브랜드 에스콰이아는 경영난으로 2015년 6월12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고, 이를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했다.
인수 이후 형지에스콰이아의 실적은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1~7월)은 전년동기대비 8.5% 늘어난 4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전년 65억원에서 29억원으로 감소했다.
형지에스콰이아측은 "인수 당시 발행된 상품권은 포함되지 않아 책임이 없지만, 소비자 피해를 염려해 지난달까지 받아 왔다"면서 "하지만 인수 2년도 안돼 유입 상품권 규모가 당초 예상치인 30억원보다 훨씬 커 불가피하게 상품권 정책을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상품권 뒷면에 적힌 '발행년월일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임의로 정책을 변경한데 대해 분개했다. 직장인 왕지현 씨는 "상품권은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터라, 한순간에 도둑 맞은 기분"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문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형지에스콰이아는 "지난 6월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발행 회사라면 상품권 사용이 계속해서 가능하지만, 회사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에 회사 이사회에서 결정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지난달 16일부로 상품권 정책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에스콰이아가 2014년 8월 법정관리에서 법원으로부터 상품권은 39.67%로 변제, 5년이 지난 상품권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하라고 결정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8월15일까지 전부 다 받아온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2015년 인수된 이후 에스콰이아 구두 상품권은 소액 금액 교환용으로 1만원권만 발행되고 있다. 기 발행된 1만ㆍ3만ㆍ5만ㆍ7만ㆍ10만ㆍ20만ㆍ30만ㆍ50만원권의 상품권은 2013년 12월까지 발행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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