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배용제 1심에서 징역 8년 성폭력 200시간 이수 명령

시인 배용제씨  (사진=연합뉴스)

시인 배용제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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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제자들을 수차례 성폭행·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배용제 씨(53)가 1심에서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는 등 최근 문화예술계 성추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12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배 씨는 2012∼2014년 자신이 실기교사로 근무하던 경기 한 고교의 문예창작과 미성년자 여학생 5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미성년인 학생들을 창작실로 불러 성관계를 제의했다. 시 창작 과목의 전공실기 교사였던 배 시인은 대회를 나가기 위해 필요한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유혹하거나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는 학생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 문단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문학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다.

배 시인은 사과문을 통해 “피해당한 학생들에 미안하고 소설과 시집 출간 등을 모두 포기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겠다”면서도 “성관계를 가진 아이들과 합의하에했다”며 성폭행이 ‘합의된 행위’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배용제씨는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은커녕 피해자들을 비난하고 피해회복에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문화예술계의 이러한 성희롱·추행 파문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소설 ‘은교’를 지은 박범신 작가도 성희롱 파문을 겪었다. 미술계도 마찬가지다. 일민미술관의 함영준 큐레이터도 여성 작가들을 대상으로 성추행한 것이 폭로됐다.


하지만 이 사건들 모두 피해 상황 직후가 아닌 추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폭로로 밝혀졌다. 문화계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침묵의 카르텔’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침묵의 카르텔은 이해집단이 불리한 문제나 현상을 겪으면 조직적으로 침묵하거나 은폐하는 것을 말한다. 문화집단에 적용하면 막강한 지위의 예술가에 반기를 들면 향후 등단이나 입상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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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문화계 인사들의 윤리 의식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화계 관계자는 "이들은 성과 관련된 범죄를 예술 행위로 합리화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인들은 예술가들에 대해 윤리적인 잣대가 관대하고 그들의 행위가 특별하다는 의식을 갖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시키게 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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