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길 걷던 패션시장 살아난다…"안 사던 옷에 지갑 열렸다"
국내 패션기업들의 영업 효율 개선 노력 이후 결실 엿보이는 때
성장 지속했던 기업은 재투자 기회, 성장 부재했던 기업은 바닥 확인 기회
캐주얼복의 성장여력이 높을 전망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몇년째 극심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패션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 2~3%대 낮은 성장을 보였지만 2015~2016년에는 4%대로 성장률이 올라오면서 의류 기업들의 체감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소비 둔화, 가성비(가격대비품질) 중시 트렌드, 해외 SPA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확장 등으로 중저가 가격대의 내수 브랜드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던 때가 있었다면 과거 3~4년 간축적된 위기 대응력으로 국내 패션기업들의 기초 체력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4일 "주요 내수 의류기업들의 합산 매출은 2014년까지 정체되다가 2015년부터 성장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소폭이지만 마진 개선도 동반되면서 패션기업들의 영업 효율 개선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비용을 통제하고, 재고를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등의 노력이 의류 기업들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 성장이 부재했던 시기, 패션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는 비용 절감, 효율 극대화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일부 기업들의 실적성장에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곳이내수기업을 대표하는 LF. 박 연구원은 "최소한의 비용 집행으로 유지 가능한 마진 수준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F&F와 같이 실적 성장이 저조한 브랜드를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성장하는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익 성장을 극대화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해 꾸준한 실적 성장을 보였던 의류 기업의 경우 과거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단계에 와있어 신규 투자를 늘리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던 의류기업의 경우는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성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의류 유통의 주채널인 백화점 월별 판매액 성장을 3개월 이동평균으로 그려볼 때 2015년 바닥을 확인한 후 점차 회복 구간에 도달 중이다. 신성장 채널로 부각받는 온라인 판매의 경우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 내 세부 카테고리별 판매 성장을 살펴보면 여성 정장류와 캐주얼, 남성의류 모두 2012년에 바닥을 확인하고 점차 회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여성 정장류가 추세의 진폭을 좁혀가는 반면 여성 캐주얼군은 진폭을 키운 채로 추세 회복 중에 있어 업사이드 여력이 상대적으로 커보인다는 점. 박 연구원은 "정장류 소비보단 캐주얼류의 소비가 더 큰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으며,이는 전체 의류 소비에서 캐주얼군이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카테고리는 캐주얼과 스포츠복, 신발류. 그는 "지난 5년 간 패션 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스포츠복 시장은 아웃도어가 성숙기단계가 접어들면서 작년에 전체 대비 비중이 2%p 감소했지만, 반대로 캐주얼복 시장이 이를 대체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점"이라고 말했다. 즉 캐주얼과 스포츠웨어 혹은 아웃도어를 접목해 카테고리 범주를 허무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캐주얼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패션제품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캐주얼복과 아동복, 내의, 스포츠복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구매횟수가 유지만 되더라도 유통업체와 의류기업들의 이익 개선에는 기여할 것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박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편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연초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소비자심리지수가 6년만에 최고치를 보이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져 있다. 향후 6개월에 대한 생활형편 심리지수도 4개월 째 긍정적 전망을, 의류비 지출 전망도 5개월 때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유통채널과 의류기업들의 실적, 매크로 지표를 종합해볼 때 의류 소비 업황이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2011~2014년보다 매년 나아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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