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법원 도착…보수·진보 대립 격화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준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30여분 앞둔 25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주변이 두 쪽으로 쪼개졌다.
오후 1시35분께 이 부회장이 법원에 도착하자 이 부회장의 무죄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보수단체와 이 부회장 엄벌을 주장하는 진보단체의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박사모 애국지지자모임' 등 친박단체 회원들이 오전 8시께부터 지하철 2ㆍ3호선 교대역에서 법원 입구로 통하는 도로변 인도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부당탄핵 박근혜 대통령, 좌파정권 희생양 이재용'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오늘 당장 석방하라"고 외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속속 집결했고, 오후 2시 현재 300명 이상(경찰추산)으로 불었다. 오후 들어 이들은 군가를 함께 부르거나 무죄 또는 석방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외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한 회원은 "이 나라를 먹여 살리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총수를 잡아넣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따졌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로서 지원을 한 건 박세리 선수나 김연아 선수를 지원했던 기업의 스폰과 같으니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 쪽에서는 박 전 대통령 무죄 선고를 탄원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박사모' 소속 일부 회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수 특별검사 등의 얼굴사진 위에 '처단하자 인간을 포기한 쓰레기'라는 문구가 덮인 게시물을 도로변 건물 외벽 곳곳에 붙였다. 취재기자와 경찰의 얼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회원도 있었다.
반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ㆍ반올림ㆍ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진보ㆍ노동 단체들은 법원 앞 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세습을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불법을 일삼았으며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면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삼성이) 국민적 희생과 노동 착취로 성장했음에도 총수의 사익으로 성과를 독과점하고 무노조경영을 자랑하며 헌정을 유린하고 노조파괴를 일삼았다"면서 "적폐청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엄격한 단죄로부터 출발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1시 30분부턴 원외정당인 노동당이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당은 "이재용에 대한 엄중 처벌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징역 12년도 약한 선고"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아침 일찍 법원 일대에 800여명의 인력과 경찰버스를 배치하고 법원에 드나드는 일부 시민들을 통제했다. 법원도 경찰과 방호인력을 동원해 평소와 달리 청사로 통하는 다수의 출입구를 통제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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