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 급상승에 해양 생물들 ‘떼죽음’ 위험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육지는 물론 바다도 절절 끓어올라 예년 같으면 섭씨 20~22도에 머물러야 할 동해안의 수온이 아열대 바다와 맞먹는 29도까지 치솟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이 평년보다 2~7도 정도 높고 폭염이 기승을 부린 작년보다도 2~3도가 높은 상태라고 7일 밝혔다.
수심이 깊은 동해 수온은 예년의 경우 이 시기에 20~22도이고 냉수대가 나타나면 10도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
서해의 충남 보령군 효자도 해역은 28.1도를 나타냈다. 수심이 얕은 서해안에서는 일시적으로 30도를 넘는 수역도 있다고 수산과학원은 밝혔다.
올해 연안 수온이 급격한 높아진 것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다 일찍 끝났고, 태풍이 한 차례도 오지 않은데다 대마난류의 세력이 유난히 강한 현상 때문이다.
태풍이 오면 표층의 더운물과 저층의 차가운 물이 섞여 수온이 내려가지만 올여름엔 아직 한 차례도 연안에 태풍이 연안에 접근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수온이 내려갈 기상 요인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연안 수온은 점점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통상 바닷물 온도 1도가 상승하는 것은 육지 온도 10도가 상승하는 것과 맞먹는 것이어서 7도나 상승한 수온이 해양 생물들에게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 연안에서 기르는 넙치 등 대부분의 어류는 온대성이어서 수온이 급속히 상승하면 잘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작은 충격에도 떼죽음을 당하기 쉽다.
일부 연안의 수온이 30도까지 치솟은 지난해 남해안의 양식장에서는 소규모 적조에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가 났다.
양식장은 수심이 비교적 얕고 가까운 연안에 밀집해 있는데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바닷물 순환도 잘 이뤄지지 않아 수온이 먼 바다보다 훨씬 빨리 상승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고수온에 이어 적조가 발생할 것을 가장 걱정한다.
다행히 아직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는 등 적조 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달 중순께 적조가 처음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수산과학원은 고수온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료 공급을 중단하고 사육 밀도를 낮추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어민들에게 당부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하나은 기자 onesil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