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 반토막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도 부진한 실적
면세점 매출 급감하고 기타 내수 채널도 경쟁력 잃어

[사드보복 언제 끝나나①]중국인만 보고 있더니…'어닝쇼크' 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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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은 한국 화장품업체들의 실적에 전례없는 '절벽'을 만들었다. 그간 승승장구하던 'K-뷰티'의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2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8%, 57.9% 급감한 수치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요우커가 급감하며 전체 화장품 판매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면세채널 매출이 쪼그라든 여파가 컸다. 특히 면세점에서 강세를 보이던 럭셔리 브랜드(설화수, 헤라 등)를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58% 급감했다.


헬스앤뷰티스토어(H&B) 약진의 영향으로 그간 내수와 관광객 매출이 고르게 일어나던 로드숍 역시 부진했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65% 추락했고, 2014년 이후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어렵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에뛰드하우스 마저 다시 마이너스 실적으로 돌아섰다. 에스쁘아, 에스트라, 아모스프로페셔널 등의 실적이 모두 포함된 뷰티계열사의 2분기 전체 매출은 1조4823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영업이익은 1294억원으로 60%나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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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를 제외한 나머지 비(非)뷰티계열사의 경우 애초부터 작았던 몸집이 더욱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오설록농장 등의 매출은 335억원으로 27.4% 감소했고 지난해 2분기 4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2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화장품 사업에 주력하며 나머지 사업은 지속적으로 매각, 또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서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방어전략이 부재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희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드 불확실성에 대한 면세 채널의 적극적인 방어 전략이 없었다"면서 "H&B스토어의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와 소비행태 변화에 따라 전문점 채널의 경쟁력도 약화됐다. 사드 보복 이슈의 완화 전까지는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의 핵심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중저가 시장이 최근 영업 환경 불확실성에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의 경쟁력이 가속화되고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화장품은 높은 진입장벽과 브랜드 로열티 구축으로 경쟁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춘 H&B 스토어의 부상,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을 활용하는 신생 브랜드 등장, 유통업체들의 PB 화장품 강화가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저가 브랜드숍은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고정비 부담이 크다"면서 "아모레퍼시픽 그룹 브랜드 포트폴리오 중 중저가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실적 부진의 우려되며 2분기에는 중국인 주요 상권의 직영점 부진으로 매출이 극히 부진했다"고 밝혔다.


전체 면세점 시장에서 수년 간 매출 1위를 차지하던 'K뷰티' 위상도 무너졌다. 관광객 매출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대리구매상(따이공) 들이 화장품보다는 단가가 높고 세관 통과가 용이한 시계, 주얼리 등을 선택해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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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면세점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줄곧 매출 1위를 유지하던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는 지난 2분기 13분기만에 3위로 밀렸다. 2위 자리를 지키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5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대신 5위권에 들지 못하던 시계브랜드 '롤렉스',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가 1, 2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자존심이 무너진 셈"이라면서 "전략을 다시 짜고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인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는 이 같은 외부 충격에 바로 흔들리고 만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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