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의원 "이건 한국드라마가 아니다"…총리 家 형제 갈등 비판
싱가포르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전 총리의 유언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리셴룽 총리(가운데)와 그의 남동생 리셴양(왼쪽), 여동생 리웨이링(오른쪽)/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 주요 정치인들이 리콴유 전 총리(2015년 사망)의 장남 리셴룽 총리와 그 형제들 간의 갈등에 대해 "이건 한국드라마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주요 정치인들은 리콴유 전 총리의 자택 처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형제들을 비판하며 전날 의회에 출석한 리셴룽(65) 총리와 정부를 향해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리우 청 치앙 노동당(WP) 총재는 "이건 한국드라마가 아니며, 나라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라며 법적인 대응을 통해서라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변호사 출신 의원인 시에 용 용은 "생전에 사익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법률을 옹호했던 리콴유 전 총리가 국가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유언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리콴유) 가족의 이익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고려한 자택 처리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콴유 전 총리의 유언이 차남 리셴양(60)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의 부인인 리수엣펀(59) 변호사에 의해 조작됐다는 리셴룽 총리 측의 의혹을 밝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리 비 와 의원은 "도대체 (리콴유 전 총리의) 유언장의 초안을 누가 잡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리수엣펀이 했나"라며 "(리셴양 의장이) 직접 나와서 인정을 하든 부인이 하든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의 자원이 개인적인 갈등에 연루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에 의원은 "총리가 직권남용과 정실인사를 행하고 정부 부처 장관과 국가기관은 총리에 예속돼 독립적인 활동을 못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면서 "국가의 자원이 개인 가족사에 소모됐다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리콴유 전 총리는 1959년 자치 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까지 총리를 지내면서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부국으로 건설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부(國父)'로 추앙받으며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의 장남인 리셴룽 또한 2004년 총리에 취임한 이후 10여 년간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형제들 사이가 벌어지면서 명성에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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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총리의 동생들은 리 총리가 집을 허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왕조 정치'를 꿈꾼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아버지를 우상화하는 수법으로 '리콴유 왕조'를 만들고, 아들인 리홍이(30)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본격적으로 형제 갈등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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