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장, 하반기 경영전략 '리셋'
가계대출 옥죄기, 인터넷은행 도전에 연초 전략 원점서 재검토
위성호 신한은행장 "리딩뱅크 수성"…'글로벌' 키워드 제시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코리아 베스트 결실, 미래은행으로 전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디지털금융 통해 강한 은행 만들 것"
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지주사 전환, 위비톡 500만 등 목표"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국내 4대 시중은행이 올해 경영전략을 '리셋'한다.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업 구조조정 압박,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전 등 악재들이 상존하면서 연초 세웠던 전략을 다시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두달 가까이 공백 상태였던 금융위원장이 내정됨에 따라 당국과의 관계도 재정립할 필요성도 커졌다.
4대 은행장들이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내놓은 하반기 경영 전략에선 비장감이 묻어났다. '수성', '고토 탈환', '최강자', '제로 베이스' 등 은행장들의 하반기 경영 전략에 담긴 단어들이 이를 방증한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3일 하반기 첫 조회사에서 "리딩뱅크를 꼭 수성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오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하반기 첫 조회사에서 리딩뱅크 탈환을 공식 선언한 것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해석된다.
위 행장은 "리딩뱅크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은 격화되고 인터넷은행, 핀테크의 도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극한의 경영 환경이지만 신한의 저력을 믿는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날 조회를 '글로벌 조회'라고 명명하고,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글로벌'을 제시했다.
위 행장은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로 평가되는 신한베트남은행을 언급하며 "베트남의 성공 스토리가 글로벌 신한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은행과 카드가 동반 진출해 시너지를 낸 베트남 시장을 거울삼아 '원 신한(One Shinhan)' 플랫폼을 토대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KB금융 회장은 같은 날 하반기 첫 조회에서 '고토(古土) 회복', '명예 회복' 등의 단어를 언급하며 리딩뱅크 탈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잃어버린 9년'을 되찾게 됐다는 소회를 격하게 표현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지위를 내 준 것은 2008년(실적기준)이다.
윤 회장은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하게 된 것도 지난 2년 반 동안 일관되게 지속해온 노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기대의 결과물"이라며 "이제 KB는 명실상부한 '코리아 베스트'라는 결실을 맺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하반기 캐치프레이즈로 '미래 은행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기업금융과 외환업무 집중화, 1인 경제(일코노미) 등 개인형 퇴직연금(IRP), 그룹 시너지효과 확대 및 글로벌 진출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오는 9월1일 통합 2주년을 맞아 진정한 1등은행이 되겠다는 하반기 목표를 세웠다. 함 행장은 "9월1일이면 통합 2주년을 맞게 되는데 조직의 통합과 경영목표를 새롭게 정립할 것"이라며 "디지털금융과 시너지혁신을 통해 진정한 1등은행, 강한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향하는 1등ㆍ강한은행은 외적인 실적 보다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금융의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 함 행장은 "하반기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합작한 '핀크'라는 금융 플랫폼을 선보인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대로 하면서 은행법 등 규제에서 다소 자유로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구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5 15:30 기준 장은 하반기 경영전략과 과제로 '민영화', '지주사 전환', '위비톡', '해외점포'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루고 싶은 4가지 꿈이 있다"면서 "민영화, 지주사 전환, 위비톡 500만, 해외점포 500개"라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과점 주주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다. 이 행장은 "잔여지분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지주사 전환은 80%까지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게 안되면 다시 제로 상황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잔여지분 매각을 위한 제반 여건으로 주가는 됐고, 원매자만 찾으면 된다"며 "잔여지분 매각이 우선 이뤄지고 나면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전환 신청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이자수익 증대에 전행의 역량을 집중하고 위비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수익기반 확대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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