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쏜 경찰 "백남기씨, 음주로 넘어진듯" 근거없는 막말 충격
지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농민 백남기(당시 69세) 씨를 물대포로 쏴 숨지게 한 경찰관이 백 씨가 쓰러진 이유를 음주로 추정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29일 노컷뉴스가 전했다.
매체는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살수차 조장이자 당시 물대포 세기조절을 담당한 한모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백 씨가 넘어진 것은 아마도 나이가 많아 견디는 데 힘이 부족했을 것으로 생각되고 야간 음주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 한 경장은 이어 "시위자들 중에 나이가 많으신 농민분들은 특히 막걸리나 소주 등을 드시고 집회에 참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백 씨도 음주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 경장은 그러나 백 씨가 술을 마셨다는 추정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는 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장은 사고경위에 대해서는 백 씨를 구조하려던 사람들을 이른바 '불법행위자'로 오해하면서 그쪽을 계속 쏘게 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 내용이 담긴 보고서에 대해 경찰은 법원의 요구에도 내지 않고 버티다 최근 뒤늦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물대포를 운용한 한 경장은 실전배치 경험이 1차례 밖에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4분할된 내부 모니터를 확대하는 방법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대포의 방향을 조작했던 최 경장의 경우도 4~5차례 실습을 거친 뒤 이날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 경장은 살수차 운용지침도 사건 전날처음 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매체에 "검찰 조사가 시작돼 감찰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지 부실 감찰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은 최근 자체 윤리위원회를 열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수정에 대해 논의했으며 전날(14일) 해당 전공의가 사망진단서에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수정했다.
앞서 고 백남기 씨는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시위에 나갔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아스팔트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 이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약 11개월 동안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9월말에 사망했다. 이후 장례식은 지난해 11월5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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