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얼음을 깨고 달린다고? 거기 뭐가 있길래…
얼어붙은 눈길 뚫어 천연가스 지대 연결, 지구 최북단 쇄빙열차
지구 최북단, 얼어붙은 땅을 가르고 맹렬히 달리는 열차가 있다. 가혹한 북극 기후, 영구히 녹지 않는 동토, 곳곳에 팬 늪지대까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 험지에 열차가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의 끝, 야말반도
러시아 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 ‘야말 프로젝트’는 세상에 ‘야말’이란 말을 알렸다. 북극해 인접 지역, 우랄 산맥이 뻗어 내린 반도의 이름으로 그곳 현지 언어인 네네츠어로 ‘세상의 끝’ 이란 뜻인데, 겨울엔 평균기온 영하 40도가 우스운 이 지역은 말 그대로 인간이 생활하기엔 열악한 험지 중의 험지다.
하지만 극한의 추위를 뚫고 이곳에 수만 명의 사람이 모여들어 분주히 일하는 광경이 포착됐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이 야말반도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추출하고 있기 때문.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7%를 차지하는 가스프롬 추산 약 2억 3070만 톤의 천연가스가 야말반도에 매장 돼있다고 하니 열악한 환경을 뚫고 도시가 형성된 것이다.
쇄빙선에 이어 쇄빙열차
국내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세계최초 쇄빙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건조해 야말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보다 안정적인 운반루트 확보를 위해 러시아는 철도건설을 추진했다.
2010년 개통된 Obskaya-Bovanenkovo 선은 야말반도 접근성을 높이려 가스프롬이 직접 건설해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구간으로 세계 최북단 철도노선이다. 2011년 확장공사를 마쳐 전 구간이 572km에 달하는데, 국내 경부선 길이가 441.7km임을 감안했을 때 그 길이를 대략 짐작해볼 수 있다.
옵스카야선의 운행광경은 흡사 설국열차의 운행을 떠올리게 한다. 철로 주변 매장된 천연가스만큼이나 지면 위로 쌓인 얼음을 부수며 앞으로 돌진해야 하는 열차는 그래서 열차 맨 앞 운전 칸의 구조가 일반 열차에 비해 크고 단단하며 견고하다.
가스프롬은 옵스카야선을 인근 카라사비 가스전까지 연장해 총 678km의 철도구간을 완성하는 계획을 현재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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