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오디션에 합격했던 300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중 어림잡아 100명 정도가 데뷔를 하고 30명 정도는 약간의 주목을 받고, 10명 정도가 스타의 반열에 오른 후 3명 정도가 톱스타의 위치에 도달하겠지요. 연습생이 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끝끝내 데뷔를 못하거나 붕 뜬 사람도 있을테고 데뷔를 했어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음악이나 이미지 콘셉트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반면 기획사 오디션에 떨어진 2만9700명 중 TV 오디션이나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가수로 데뷔하는 사람도 있고 톱스타가 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루머와 악플 때문에 고통받는 이도 있습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을 누르고 한 단계의 성공을 이뤘어도 그 다음 단계를 성공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인기가수라도 모든 곡을 히트시킬 수는 없는 것처럼요.
가수를 예로 들었지만 모든 꿈이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보기에 멋진 일은 남들이 보기에도 멋져 보이기에 경쟁은 치열하고 바늘구멍같은 경쟁률을 뚫고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톱스타같은 거창하고 화려한 꿈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명문대 입시, 대기업 입사, 각종 고시, 사업, 승진 또한 마찬가지이죠. 실패의 순간 우리는 여러가지 감정에 휩싸입니다. 분노, 좌절감, 억울함, 허무함, 우울감, 자괴감…. 웬만큼 마음수양이 된 사람도 실패를 초연하게 받아들이기는 힘들기에 충분히 아파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분노와 자기비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남은 삶을 폐인처럼 살아간다면, 즉 실패의 순간에서 멈춰버린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영원히 '실패'로 남게 됩니다. 반대로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다면 그것은 '삶의 이력'이 됩니다. 회사 송년회 때마다 무대를 장악하는 김대리, 연습생 출신의 식당 사장님, 싱어송라이터 출신 금융인…. 얼마나 멋진가요. 비록 가수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그 이력이 그들의 인생을 더욱 흥미롭고 다이내믹하게 만들었다면 말이죠.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