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닝 1위…직구 평균 구속이 129㎞에 불과하지만 149㎞ 소사 제치고 구종 가치 1위

두산 유희관[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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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미국프로야구에서 느린공으로 살 길을 모색한다. 선발 재진입을 목표로 경쟁을 시작한 지난달 2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7-3 승)부터 두 경기 연속 변화구 위주 승부를 했다. 128구 중에서 직구는 서른두 개만 던졌다. 대신 체인지업(39개)과 슬라이더(34개), 커브(23개) 등을 많이 구사하며 10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6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2-4 패)도 투구 수 102개 중 예순 개가 변화구였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두산의 유희관(31)이 대표적인 '저속 투수'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29.1㎞. 류현진의 체인지업 평균 구속(시속 130.2㎞)보다 느리다. 그래서 빠른 공(44.6%)보다 슬라이더(13%)나 싱커(34.7%), 커브(6.9%) 등 변화구 비율이 높다. 왼손 투수인 그가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질 때는 시속 90㎞를 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유희관은 이 느린 공으로 6일 현재 열한 경기에 나가 80.1이닝을 책임졌다. 규정이닝(팀 경기 수와 같은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이 부문 1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도 일곱 차례로 더스틴 니퍼트(36·두산·10회)에 이어 팀 내 2위다. 열 개 구단 중 '블론세이브(세이브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했을 때)' 공동 3위(6회)로 불펜진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두산 마운드에는 큰 힘이 된다. 완봉승(5월20일 KIA전·6-0 승)도 한 차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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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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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피안타 1위(87개)지만 평균자책점은 13위(3.47)로 나쁘지 않다. 많이 맞아도 위기를 잘 넘겨 마운드에서 오래 버틴다. 직구는 느리지만 구종 가치 14.7로 전체 1위를 달린다. 숫자가 높을수록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9.3㎞로 빠른 공이 무기인 LG의 헨리 소사(32)보다 구종 가치(14.1)에서 앞섰다. 조성환 KBSN SPORTS 해설위원(41)은 "유희관의 직구가 빠르기는 덜해도 오른손 타자 몸 쪽으로 깊숙이 꽂히는 등 제구가 좋다. 자주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상황에서 던지기 때문에 노려서 치기도 어렵다. 장점이 워낙 많아 공이 느리다는 약점을 충분히 메운다"고 했다. 볼넷은 모두 열다섯 개, 9이닝당 볼넷도 1.68개로 수치가 낮다.

유희관이 이 흐름을 유지하고 올 시즌 서른 경기에 등판할 경우 218이닝을 채울 수 있다. 선발과 불펜 투수의 역할 분담이 뚜렷해진 요즘, 한 시즌 200이닝 이상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국내 투수로는 최근 10년 동안 류현진이 두 차례(2006~2007년), 양현종(29·KIA·2016년)이 한 차례 고지를 넘었다. 유희관은 "느린공으로 프로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편견을 조금은 없앤듯하다. 200이닝 이상은 선발 투수로서 부상 없이 꾸준히 던졌다는 상징과 같다. 은퇴 전에는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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