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 후유증③]안 그래도 고공행진해온 달걀값…대책 가동 불가피
AI 여파로 인한 수급 차질에 또다른 악재까지
정부 "가격 흐름 지켜보다 필요 시 500만개 방출"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전국적으로 '가뭄 비상'이 걸리면서 농가·유통업체 등은 안 그래도 난항을 겪는 달걀 수급에 더욱 애를 먹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봄철 수요 증가 등이 더해지면서 다시 오름세다. 전날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991원으로 평년 가격(5570원) 대비 43.5%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5395원)보다는 48.1% 비싸다.
앞서 한 판 평균 소매가가 9000원대까지 올라갔던 달걀 가격은 설 이후 하락했다가 3월 중순 들어 서서히 올라 80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신학기와 봄소풍, 부활절(지난달 16일), 5월 황금 연휴 등 수요 증가 요인이 겹친 영향이다.
정부는 AI로 국내 생산 기반이 피해를 당해 달걀 가격이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점차 하락하리라 내다봤다. 그러나 가격 안정 시기를 가늠하긴 힘들다.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의 36%에 해당하는 2518만마리가 살처분돼 부족해진 달걀 생산량을 메우려면 해외에서 산란계를 수입해야 하나 주 수입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마저 AI가 발생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최악의 가뭄까지 더해져 가격 안정 국면은 더욱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대체로 가뭄 발생 후 적어도 3개월 이상 농·축·수산물과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
정부는 가격 흐름을 지켜보다가 필요할 경우 다음달 초 약 2주 간 농협을 통해 달걀 400만~500만개를 시중 가격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농협이 정부 비축 물량을 산지 가격에 사들인 뒤 농협유통 판매장을 통해 6000~7000원 수준의 소비자가에 싸게 판매하는 식이다.
닭고기 가격도 대량 살처분 피해를 낸 AI 발생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육계 산지가는 AI로 닭고기 공급이 줄고 계열 업체별 수급 불균형도 심화한 탓에 급등했다. 지난 1~18일 육계 산지가는 생체 kg 당 2455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95.1%, 평년 동월보다는 67.7% 뛰었다. 닭고기 소비자 가격은 1년 전보다 10.7% 상승한 kg 당 5777원이다. 이런 가운데 8월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여지가 많다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분석했다. KREI는 육계 산지가가 7월 1900~2100원, 8월 1800~2000원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닭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비축 물량 2100t가량을 시중가보다 50% 이상 싸게 방출키로 했다. 이는 국내 1~2일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민간 비축 물량(6000t)도 가능한 한 조기에 시장에 공급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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