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남역 살인사건이 1주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이 사건이 '묻지마 범죄'인가 '여성혐오 범죄'인가에 대한 논쟁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3일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여성을 혐오했다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으로 받은 피해 의식 탓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며 "범행의 경위, 범행 수법,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을 뿐 이를 넘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붙은 3만5000여 장의 포스트잇에는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던 그녀는 또 다른 나", "정말 묻지마 범죄라면 남성 6명은 왜 그냥 보냈을까요? 이건 여성 선택 범죄가 맞습니다"와 같은 문구가 담겼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들의 동의와 공감, 나아가 페미니즘에 열풍은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실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남성혐오'라는 말이 등장하며 여성과 남성 간 대결 구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강남역 살인사건 1주기를 맞은 지금까지 네티즌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네티즌들은 "남녀 모두 언제든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묻지마 범죄를 주장하는 한편 "모든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는 아니지만 모든 여성이 잠재적 피해자라는 게 문제"라며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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