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과제]文의 '정경유착 근절'…경제단체 '전경련패싱' 오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정경유착 근절과 재벌개혁을 천명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진로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진원지라는 비판을 받으며 4대 그룹 탈퇴로 재계 소통창구 역할을 잃었다. 한국기업연합회로 이름을 바꾸는 등 혁신안을 마련했지만 재정난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정도로 조직은 반토막 난 상태. 지난 대선기간 경제단체들의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도 전경련만 유일하게 열지 못했다. 한기련으로 출발하더라도 국제협력과 싱크탱크 기능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경련이 경제계 소통과 협력의 창구에서 배제되는 '전경련 패싱'이 불가피해졌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직후 마련한 전경련 회장단과의 간담회나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도 이번 정부에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과 취임 이후에 수 차례에 걸쳐 경제단체와 대기업 총수들을 만났다.
전경련은 과거부터 문 대통령과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도 껄끄럽다. 문 대통령은 2012년 9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경제단체와 양대노총을 초청한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전경련만 제외시킨 바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전경련을 찾아가는 우클릭행보를 한 적도 있지만 잠시였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던 2015년 9월에는 당과 전경련이 남북경제교류 활성화를 주제로 마련한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야당대표 자격으로 재벌ㆍ대기업 회장들의 모임인 전경련을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현재 전경련은 문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문 대통령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전경련 해체에 대한 대선주자 공개질의'에서 "전경련은 더 이상 경제계를 대표할 자격과 명분이 없다"고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이고 GS그룹 인사들도 경남고 출신이 많지만 이런 학연이 문 대통령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이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반면에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4단체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새 정부 내각 출범에 맞춰 청와대와 경제부처에 각 단체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회원사와 외부 인사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역대 정부 출범 초기에 있어 왔던 대통령과 경제단체와의 간담회 자리도 기대하고 있다.
상의는 중소기업위원회와 중견기업위원회에 추가로 대기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와 대기업 간의 협업을 추진하고 정책 제안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기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신설공약으로 위상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과거에는 대선 직후 인수위원회 시절 당선인이 경제단체와 대중소기업 경영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대통령 취임 후에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과 고용,투자 확대 등을 논의해왔다"면서 "새정부의 경제정책의 윤곽이 나오는 시기를 감안하면 이전보다 1,2달 이상은 늦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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