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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인증하면 커피가 공짜”…손해보는 장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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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투표 독려하는 상인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투표 인증 이벤트'는 기업의 마케팅 수단 중 하나다. 투표인증샷이나 투표확인증을 제시하면 가격을 깎아주는 식이다. 기업에선 이를 통해 소비 촉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아닌 작은 가게에서, 그것도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투표 인증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는 가게에서는 하나 같이 '투표 독려'를 목적으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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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선 후보도 선거인단도 아닌 한 가게 직원의 말이다. 9일 연남동에 위치한 소품샵 '픽시'에서는 투표확인증을 보여주는 고객들에게 인형을 무료로 증정했다. 추가 증정이나 할인이 아닌 100% 무료 증정이다. 가게 실장 김현희씨는 고객들에게 인형을 나눠주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해당 가게를 찾는 고객의 대다수는 20~30대다. 김 씨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가게를 찾는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거창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가게에서 증정하는 인형 가격은 3000원. 이날 30명의 고객이 인형을 받아갔다. 자영업자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 나간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한두 푼 더 벌기보다 유권자들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는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며 "국민이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나이가 어린 손님 중에는 이벤트가 투표의 주된 목적이 되기도 한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투표장에 가고 선거를 접하다보면 인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촌 카페 '여행자'에서도 투표 인증 이벤트를 진행했다. 5월 9일을 기념해 509잔의 무료 커피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았다. 지난 4·13총선 때는 413잔의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길 바랄 뿐 수익을 기대하고 하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신림동 고시촌의 한 카페에서는 9년째 투표 인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009년 개업 이래로 선거 때마다 이벤트를 실시해 이번 19대 대선이 8회째다.

익명을 요구한 가게 사장은 "고시촌에 들어가 공부만 하는 젊은이들이 사회에 관심 갖길 원했다"며 "이들이 공부에 매달리지 않고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 미안함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목표에 따라 이벤트 대상은 40세 미만 젊은층으로 제한됐었다. 현재는 전 연령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탓이다. 카페 손님이 투표장 근처에서 자발적으로 이벤트 홍보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40세 미만'이라는 제한을 없앤다는 조건 하에 이벤트를 계속할 수 있었다.

박사연(25·여)씨는 이날 우연히 카페에 들렀다가 무료 커피를 받았다. 박 씨는 "장사하는 사람이 공짜 커피를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주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여느 선거날과 같이 이날도 100명이 넘는 손님들이 무료 커피를 받아갔다. 카페 사장은 "가게를 계속하는 한 투표 인증 이벤트도 쭉 이어나갈 것"이라며 "내 미래는 내가"라는 말을 전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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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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