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올해 10월에 마지막 선박 인도…이후 야드 텅텅 비어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도 마찬가지

사진은 지난 2015년 5월 성동조선해양에서 200번째로 로드아웃 된 10만9000t급 탱커선

사진은 지난 2015년 5월 성동조선해양에서 200번째로 로드아웃 된 10만9000t급 탱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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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경상남도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은 오는 10월 1년 10개월 전 수주한 유조선을 크로아티아 선주사에게 인도한다. 그 배가 떠나면 이제 통영 야드는 텅텅 빈다. 성동조선해양 조선소에 수주 소식이 마지막으로 전해진 건 2015년 12월이다. 크로아티아 선주인 탱커스카 프로비드바가 발주한 11만3000t급 아프라막스 탱커를 수주했다. 그 이후로 수주가 뚝 끊겼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작년 6월 그리스 선주사와의 유조선 수주건도 사실상 취소됐다. 이번에는 선주 탓이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 측이 최종투자 결정을 무기한 미뤄서 수주가 없던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발로 뛰어 지난해 10건 남짓의 계약이 성사될 뻔 했지만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못했다. 수출입은행의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성동조선해양도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2010년에는 매출액이 2조4000억원이었다. 조선소 근무 인력만 1만명 가까이 됐다. 추가 수주가 없다보니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배를 건조하는 과정의 첫 단계인 철판을 자르는 부서부터 점점 일감이 없어졌다. 직원들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순환 휴직 중이다. 김철년 전 대표는 지난달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은 올해 10월, 내년 1월이면 남은 일감이 완전히 없어진다"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나 정치권의 관심과 달리 부산ㆍ경남의 중소 조선소들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채 고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형조선사는 정부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계열 중형조선사는 수주 성적이 나쁘지 않다. 현대미포조선은 1~3월 사이 11척, 현대삼호중공업은 4척을 수주했다. 그러나 자력갱생 해야하는 성동조선해양이나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은 상황이 다르다. 이들 중형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수주실적은 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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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가 바닥이라 수주를 해도 수익률 1~2%가 안되는 경우도 다수다. 그래도 "야드가 텅텅 비어 문을 닫게 되면 입을 피해보다, 오히려 약간 적자를 내더라도 수주를 해서 배를 만드는 게 손해를 덜 본다"는 게 중형조선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조선사들마다 선주들이 와도 밖에 알려지지 않도록 쉬쉬 하면서 만나는 처지"라며 "누가 발주한다더라는 소문만 나도 경쟁사 영업담당들이 선주에게 바로 찾아가서 선가 경쟁에 불 붙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중견조선사들은 수주액과 수주량, 수주잔량 부문에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중견조선사들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72.2% 급감한 3억7000만달러(4185억원)로 추정된다. 2007년 262억1000만달러(29조 6513억원) 규모를 수주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98%가 줄어들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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