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악단 20개 내한 공연

런던 심포니 (credit Igor Emmerich)

런던 심포니 (credit Igor Emme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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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연계가 위축되리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올해도 해외 악단 약 스무 곳에서 한국을 찾는다. 해외 악단이 서울을 방문해서 무엇을 얻고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펼칠 음악 세계가 어떠하리라는 정보가 있다면, 그들의 내한을 즐기는 묘미가 더 할 것이다.


■ 해외 오케스트라는 왜 한국을 찾나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독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권의 중앙-지방정부가 긴축에 들어갔고, 예술단체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다. 유럽 오케스트라들은 이전보다 자주 해외 투어를 나갔고, 대략 15% 내외의 수입을 투어로 충당한다. 런던 심포니(LSO)의 경우 2012~2014년에 이어 2017~2018년 공연을 조율하고 있는데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투어를 기획할 때 평균 두 차례 공연을 한국에서 소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서울 관객들이 LSO와 가까워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중국은 공연 인프라를 확충했고 2010년대 해외 공연물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복구 작업에 진력한 일본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문화 예술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니엘 하딩 (credit Julian Hargreaves)

다니엘 하딩 (credit Julian Hargr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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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 지휘자가 음악감독인가
오는 20일 내한하는 LSO는 수석 객원 지휘자 다니엘 하딩이 투어를 이끈다. 악단의 위계에서 하딩은 음악감독 지명자 사이먼 래틀 아래에 있다. 3월 24일 서울을 찾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현 수장인 이반 피셔 대신 전 음악감독 엘리아후 인발과 함께 한다.

반면, 로열 노던 신포니아(5월 24~25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6월 7~8일), 드레스덴 필(7월 8일), 바이에른 슈타츠 오케스트라(9월 13일), 체코 필(9월 28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11월 15~16일), 빈 심포니(12월 5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12월 12일)는 모두 지금의 사령탑이 투어를 통솔한다. 음악감독이 투어를 지휘하면 현지 정기 연주회를 서울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 오케스트라는 어디에서 왔는가
서구의 명문 오케스트라는 수많은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 자신들이 살았던 문화와 시대와 호흡하며 그들만의 전통을 구축했다. 빈의 전통 속에서 작곡가 말러가 탄생했고, 말러는 빈 필 지휘자의 타이틀로 동시대 대중과 함께 했다. 내한 지휘자의 면면과 도시를 살피면 우리 시대를 주도하는 인물과 악단을 추릴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credit Monika Rittershaus)

베를린 필하모닉 (credit Monika Ritters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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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라는 수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베를린 필은 2005ㆍ2008ㆍ2011ㆍ2013년에 이어 다시 사이먼 래틀과 한국을 찾는다. 2002년 베를린 필 감독이 되기 전까지 래틀은 재능이 용솟음치는 영재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지금의 위상은 '세계 오케스트라의 대통령'이다. 푸르트뱅글러, 카라얀의 기록물을 통해 오랫동안 신화에 싸였던 베를린 필이 래틀의 의지로 디지털 라이브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에 없던 신선한 감각을 흡수할 수 있었다.


키릴 페트렌코 (credit Wilfried Hoesl)

키릴 페트렌코 (credit Wilfried Hoe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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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슈타츠 오케스트라는 뮌헨에 있는 오페라 극장 바이에른 슈타츠 오퍼의 상주 악단이다. 오페라 반주를 주로 하지만 같은 도시에 있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나 뮌헨 필 못잖은 관현악 연주 실력을 보인다. 바이에른 슈타츠 오케스트라의 감독 키릴 페트렌코는 2019년 가을 래틀 후임으로 베를린 필 감독에 부임한다. 악단 뿐 아니라 오페라에서 실적을 쌓은 1972년생 우크라이나 청년을 한국에서 볼 첫 기회다.


▶영국=런던은 서구 음악 시장에서 '클래식의 수도'로 불린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런던을 찾고, 그들을 묶는 음악 단체와 매니지먼트가 모여 있다. 런던 심포니는 명실상부 영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다. 런던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로열 필과 함께 '런던 빅 5'로 통칭되지만 여타 악단과 수준 차이가 분명하다. 여러 객원 지휘자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능력에서 세계 최정상이다. 2017년 가을부터 래틀이 감독을 맡는다.


[아경 클래식] 2017년, 세계 교향악의 수도는 서울 원본보기 아이콘

▶프랑스=라디오 프랑스 필은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악단으로 꼽힌다. 정명훈 재임 시기(2000~2015) 프랑스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손색이 없었다. 한국 방문을 이끄는 미코 프랑크는 1979년 핀란드에서 태어났다. 여러 차례 서울시향을 객원 지휘한 인연이 있다. 반복 연습을 피하는 여러 프랑스 악단과 달리 마렉 야노프스키 감독 시절부터 지휘자의 뜻을 성실히 구현해온 악단의 특징이 그대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credit Valentin Baranovsky)

마린스키 오케스트라(credit Valentin Baranov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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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문화의 중심축은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넘어갔다. 그 중심에 마린스키 극장 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그를 후원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 정치권력의 관심에 비례해 오페라하우스가 흥망을 달리한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게르기예프가 푸틴 이후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다. 러시아의 예술 지형을 완전히 뒤바꾼 카리스마가 내한 공연에서도 발휘되어야 한다.


다니엘레 가티(credit Anne Dokter)

다니엘레 가티(credit Anne Dok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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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2008년 음악잡지 그라모폰지가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랭킹 1위에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가 오른 이래, RCO는 2010ㆍ2012ㆍ2014년 내한했고 비평에서 최고의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RCO가 마리스 얀손스 후임으로 다니엘레 가티를 감독으로 선택한 것도 의외였다. 가티는 단원과의 대립을 통해 연주력을 고취하기보다 악단의 전통을 존중하고 우아한 사운드를 뽑아내는 데 명수다. 생동감 넘치는 다이내믹은 정명훈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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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2005년 8월 LA 타임스는 뉴욕 필, 보스턴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LA 필과 함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아메리칸 빅 7'으로 통칭했다. 스토코프스키에 이어 악단을 40년 넘게 지배한 오먼디는 음향을 강조하면서 악단은 '필라델피아 사운드'라는 애칭을 얻었다. 지난 일곱 차례의 내한은 오먼디(1978ㆍ81), 무티(1985), 자발리시(1996), 에센바흐(2005ㆍ2008), 뒤투아(2010) 등 모두 유럽 출신 지휘자와 같이 했다. 이번 내한은 악단의 첫 북미 (몬트리올) 감독 야닉 네제 세갱이 맡는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차기 음악감독에 지명되면서 현재 최고의 성공가도를 달리는 지휘자를 만날 기회다.



한정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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