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밖으로 나온 피코크…"동네 슈퍼에서도 판다"
경쟁사 쇼핑몰, 오픈마켓 등으로 외연 넓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중구 중림동에 사는 직장인 신모씨는 최근 자주 가던 동네 슈퍼마켓 식품 코너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이마트 매장에서나 볼 수 있던 피코크 브랜드의 수육 제품이 진열대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검색해보니 이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해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마트의 대표적인 자체라벨(PL) 피코크가 자사 쇼핑몰을 넘어서 경쟁 계열사 유통채널, 동네 슈퍼마켓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독점 공급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포기하고,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 오픈마켓인 지마켓, 옥션, 11번가를 비롯해 쿠팡, NS홈쇼핑 등을 외부채널로 피코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사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는 상품공급사업을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일반 개인 슈퍼마켓에도 피코크를 공급 중이다.
2013년 첫선을 보인 피코크는 다양한 제품군과 수준급 품질로 입소문을 타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이마트의 대표 PL 브랜드다. 출시 첫해에는 340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2014년 750억원, 2015년 127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900억원대까지 몸집을 불렸다.
현재까지 피코크 매출의 98% 이상은 이마트, 이마트 에브리데이, 위드미 등 자체 채널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피코크 전체 매출에서 외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피코크는 농심 신라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등과 같이 시장을 대표하는 제조업자브랜드(NB)로 유통 채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최대 경쟁사인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홈쇼핑에서 '피코크 조선호텔김치'를 판매, 방송 1시간 만에 준비한 수량인 5000개가 모두 판매되는 등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피코크 판매 채널을 발굴, 추가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판매처를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코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외부 채널의 비중은 2% 미만으로 비중이 높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미 피코크가 제품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고, 일부 채널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어 다양한 방식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피코크나 노브랜드와 같은 자체브랜드(PB)는 과거 경쟁사가 아닌 이마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상품으로서의 기능과 의미가 컸다"면서 "그러나 NB와 맞먹는 수준으로 매출 규모가 성장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자체 매출을 올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긍정적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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