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재계의 장탄식] 삐딱한 시선, 외국 기업인의 訪韓도 줄었다
최순실 리스크, 수백억 달러 기업 브랜드 가치 훼손…수사 리스크 여전, 남은 재판도 부담 요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선진적인 실리콘밸리 기업의 주주와 파트너들을 설득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삼성 관련 책을 준비 중인 제프리 케인은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에서 삼성이 겪을 위기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한국 기업의 부패 이미지는 앞으로 글로벌 경영에 장애가 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미국·영국의 유력 언론들은 한국 기업의 부패 스캔들 관련 뉴스를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고, 이후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심상찮은 흐름을 감지하고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관계 형성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삼성과 SK, 롯데 등 주요 그룹 오너에 대한 수사 리스크와 처벌 가능성 등 남은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에 따라 주요 그룹 오너의 외국 방문은 차단됐고, 외국 기업인들의 국내 방문을 통한 사업 논의도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룹 핵심 현안을 결정할 오너들의 발이 묶인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그룹의 경우 출국금지 해제 요청을 통해 외국에서 처리해야 할 시급한 현안을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서슬 퍼런 특검의 칼날 앞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론의 흐름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출국금지 해제 요청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얘기해 주기 어렵다.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 기업의 국제신용도는 더욱더 훼손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명단에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면서 "4년 만에 명단에서 빠졌는데 최순실 사건 여파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략컨설팅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가 1일(현지시각) 발표한 글로벌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구글, 애플, 아마존, AT&T,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662억19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586억1900만 달러보다 76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수백억 달러에 이르고 점점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브랜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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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다보스포럼의 지속가능경영 기업 명단에서 빠진 것도 심상치 않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최순실 수사가 마무리되더라도 특검이 기소를 선택할 경우 재판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악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외국 언론의 관련 보도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이후에도 최순실 리스크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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