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확대하라" 고용부 장관, 다음주 30대 기업 만난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정부가 주요 대기업에 신규고용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기로 했다. 이대로라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잇따른 총수 리스크로 연말 인사는커녕, 올해 사업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은 막막함을 토로하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기권 장관은 오는 1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30대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을 갖는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등을 비롯한 주요 기업 CEO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올해 채용계획을 조속히 결정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신규채용을 확대해줄 것을 기업측에 강하게 요청하기로 했다. 30대그룹 CEO 간담회는 매년 이맘때마다 진행되는 연례행사지만, 특히 올해는 주문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시장이 더욱 악화되며 졸업시즌인 1분기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장관은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이 앞장서서 상반기 채용계획을 가급적 조기에 확정해줘야 한다"며 "1월 중 30대그룹 CEO부터 만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두 자릿수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1년 만에 경신했다. 그러나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와 정년 60세 제도 등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은 고용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대기업 등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인원은 1년 전보다 9% 가까이 줄었다.
가계소득과 직결되는 일자리 시장이 더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채용시장이 활성화돼야만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재계 맏형인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시계제로 상태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채용한 것으로 추산되는 규모는 약 1만4000명. 하지만 신규 채용계획은커녕 작년 연말 임원인사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1만명을 뽑은 현대차그룹과 SK, 현대중 등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더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이 줄줄이 특검에 소환 조사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요 기업들의 시선도 이에 쏠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세부 경영계획이 올 스톱된 상태"라며 "채용계획이 확정되더라도 경제상황, 업황전망이 좋지 않아 작년보다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있는 인력조차 줄여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을 무조건 확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부담감을 내비쳤다.
이 장관은 이날 CEO들과 만나 원하청 상생협력과 임금체계 개편 등도 주문할 방침이다.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 상대적으로 더 위기를 겪고 있는 하청기업과의 격차완화, 불공정거래 해소에 앞장서달라는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개혁과 기업의 적극적 채용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함께 빠르게 돌아가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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