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특검에 따르면 박 사장은 소환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3시 20분께 집으로 돌아갔다. 박 사장은 전날(12일) 오후 2시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나와 13시간 가량 소환조사를 받았다.
박 사장이 공식적인 특검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21일 수사 개시를 하기 이전 박 사장을 사전정보 수집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특검 관계자와 박 사장의 만남은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이뤄졌다.
박 사장은 삼성이 최 씨 측을 지원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핵심 인물이다. 삼성이 2015년 7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지원을 결정했을 당시 박 사장은 직접 독일에 가서 최 씨를 만나 스포츠 컨설팅 회사인 비덱스포츠(현 코레스포츠)와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박 사장은 당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최근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세 번째로 이석증이 재발해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구토 증세를 겪고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까지 생겨 수면제를 복용해야 잘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 사장의 담당 의사는 "(박 사장은) 평생 살아온 의미가 없어지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면서 자살 사고(思考)가 심화돼 폐쇄 병동 입원 치료와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특검은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박 사장 소환 사실을 사전에 언론 등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삼성 뇌물죄 의혹의 정점인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출석 당시 '최 씨 측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의 신병처리 여부도 앞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삼성그룹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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