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사업자 선정 의혹…선순위 업체 "압박 넘어선 질의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민연금공단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선순위 업체인 코난 측은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신청서를 통해 "2순위 업체 케이엘넷이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국회의원의 압력까지 동원해 이미 완료된 기술협상을 번복시켰다"고 주장했다.


◆실무진의 '문제없다'는 보고에도…계속된 검토 = 선순위 업체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국민연금 내부 실무진들과 외부전문가들이 코난측과의 계약에 대해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A 의원의 계속된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중순경 A 의원실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구두로 국민연금 빅데이터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 의원실은 ▲선정업체 제안서 허위사실 발견▲기술평가위원의 비전문성▲코난과 국민연금 유착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자문회의까지 열고 문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코난측이 제시한 서비스는 통상적인 커스터마이징(맞춤형)에 해당, 허위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또 빅데이터 솔루션을 구성하는 기능별 구축사례가 있어 검증됐다고 봤다.

◆압박을 넘어선 A의원실 질의서 = 정보기술(IT) 비전문가인 A 의원실의 이례적 문제제기도 선순위 업체가 의혹을 제기하는 데 한몫했다. A 의원실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민연금에 경고성 질의서를 보냈다. '의혹투성이 빅데이터 인프라구축사업, 내부감사 철저히 해야'라는 제목의 질의서 맨 하단에 '문제점 인정 안할 경우 : 증거제시, 감사원 감사청구, 검찰조사 요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문구는 최종 질의서에서는 제외됐다. A 의원실의 이런 강한 압박은 국민연금 수뇌부와 실무진들에게 심적 부담을 줬다는 게 코난측의 주장이다.


결국 국민연금 상층부에서 추가적인 검토지시가 내려왔고, 특정감사까지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진 3명이 지역본부로 인사발령이 났다.


특정감사 결과, ▲제안요청서 작성 과정 및 내용의 부적정▲우선 협상대상 업체(제품) 선정 부적정▲부실한 기술협상▲비합리적이고 안일한 의사결정 등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특정감사를 근거로 차순위업체인 케이엘넷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지역본부로 좌천된 실무진 3인에 대한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코난측과 유착관계나 비리 등을 발견 못해 위원회를 연기했다.


◆A 의원실, 차순위 업체인 케이엘넷의 자문받아 질의 =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빅데이터 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A 의원실의 B 비서관은 국정감사 준비중 케이엘넷의 국민연금 빅데이터 구축 사업 담당자인 C씨와 수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 업체인 케이엘넷의 C씨는 전직 의원 비서관 출신이다.


B 비서관은 "국민연금 빅데이터 사업 건에 대해 자료를 검토해 보니 문제점이 있었다"며 "문제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계속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T 비전문가인) 우리가 확인할 수 없으니 한 번 제대로 확인해보라는 의미로 국민연금측에 질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B 비서관은 이 과정에서 차순위업체인 케이엘넷 C씨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B 비서관은 "이건과 관련해 C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면서 "(업체로부터) 제보를 받아서 한 것은 아니고, 차순위 업체인 케이엘넷이 국민연금측에 이의제기를 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A 의원실이 경쟁관계인 차순위 업체로부터 질의서 자문을 받은 셈이다.


B 비서관은 선순위 업체인 코난측에는 단 한 차례의 자료요청이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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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A 의원은 "이 건과 관련, 당시 문형표 이사장을 따로 만난 적이 없다"면서 "비서관이 준비한 것이고 2위업체 케이엘넷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는 "우리도 내부에서 제보받아서 한 것 같은데 내용은 내가 잘 모른다"면서 "1위 업체 선정에는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케이엘넷의 C씨는 "A 의원실 B 비서관과 딱 한 번 통화를 했다"면서 "(B 비서관에게)상용 소프트웨어의 기준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질의를 하라는 정도의 얘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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