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첫 날부터 '요우커 천국'…350개 매장 오픈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5일 특허장 교부
오픈 첫 날 5000명 단체관광객 유치
"일터 되찾은 기분…감동할 틈도 없이 손님 밀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시엔 게이워 니먼더 후쟈오바. 파이 뚜웨이 이샤(먼저 저에게 여러분들 여권을 주세요. 줄을 서세요)"
5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8층. 수십명의 중국인관광객(요우커)을 앞세운 가이드가 손에 여권을 한 움큼 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장품 매장 앞에는 길게 줄을 서 있고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매장에는 대여섯명의 손님들이 스카프를 살피고 있다. 반 년 넘게 문을 닫았다가 영업을 재개한 첫 날의 풍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활기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5일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26일 폐점 이후 193일만의 부활이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지난 3일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실사를 마친 뒤 5일 오전 영업 재개를 위한 특허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 측은 교부 당일인 이날부터 바로 영업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오픈 첫 날을 기준으로 화장품, 잡화 등 350여개 브랜드 매장을 먼저 문열었다. '빅3' 브랜드의 경우 에르메스는 이날, 샤넬ㆍ루이뷔통은 내부 인테리어 및 제품 입고 등 과정을 거쳐 1월 말 이후 매장문을 열 계획이다.
월드타워점 재개장은 신규 특허 취득 직후부터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관광업계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매장은 이미 북적였다.
면세점 측은 이날만 5000여명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했다. 오후 2~3시 사이 3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월드타워점 운영 당시 평균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를 웃도는 수치다. 개별관광객 및 내국인 고객 등을 더하면 이날 방문객은 8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매장 곳곳에서 대기중인 직원들은 오랜만의 출근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8층에서 매장을 안내하던 한 직원은 "일터를 되찾은 기분"이라면서 "첫 날부터 고객들이 몰려 감동할 틈도 없이 업무에 바로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매장 및 관리 인력은 지난해 말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인사발령을 통해 충원해 둔 상태다. 이미 배치된 본사 및 관계사 직원만 1000여명에 달한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그는 오픈 1시간 반 전인 8시부터 매장 곳곳을 돌아보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장 대표는 "월드타워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000여명의 직원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월드타워 주변의 문화 관광 자원과 연계해 세계 유일의 원스톱 관광ㆍ쇼핑 인프라를 구축하고 월드타워 단지가 동북아 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오픈을 하면서 고객들의 쇼핑 편의 강화에 가장 역점을 뒀다"고도 했다.
이후 롯데면세점은 타워동 오픈에 맞춰 국내 최대규모(특허면적 기준 1만7334㎡)로 매장을 확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수도 기존 500여개에서 700여개 이상으로 늘리고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을 1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이는 폐점 전인 2015년(약 6112억원)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다만 롯데면세점은 이날 월드타워점 오픈을 기념하는 별도의 세레머니나 자축 행사는 하지 않았다. 190여일만의 부활을 성대하게 자축할 만도 하지만 테이프 커팅이나 기념촬영도 생략했다.
장선욱 대표는 이에 대해 "일부 매장이 아직 오픈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용히 오픈하고, 이후 그랜드 오픈을 좀 기다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면세점 사업자 승인을 대가로 비선실세가 개입된 재단에 수십억원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에 대한 특검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을 의식한 게 아니겠냐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온다.
서울행정법원은 오는 10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제기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처분취소 및 선정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리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행정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정부의 3차 면세점 특허발급 업무는 특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된다. 이 경우 롯데면세점은 또 다시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2015년 11월 관세청 심사 결과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지난해 6월 말 월드타워점을 폐점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 12월17일 관세청 심사 결과 신규 면세 사업자로 현대백화점, 신세계와 함께 선정되며 부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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