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올해 백화점 첫 세일 시작…"중국인·신학기 고객 잡는다"
2일부터 신년세일 돌입…첫 영업일부터 할인행사로 고객몰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어르신 입을만한 품 넉넉하고 색은 차분한 걸로 좀 골라주세요." "분홍색 계열 신학기 가방 다른건 없나요?" "쩌거 쩐머양? 칸이칸 바(이거 어때? 좀 봐봐)."
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정유년 새해 영업을 시작한 백화점 내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신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과 쇼핑에 나선 중국인관광객(遊客·요우커)이 뒤섞여 올해 첫 쇼핑을 즐기는 분위기다. 각종 할인 행사로 여성복 매장과 화장품 코너는 특히 붐볐다.
가장 눈에 띄는 '큰 손'은 요우커다. 커다란 쇼핑백을 양손에 든 고객들에게 귀를 기울여보면 십중팔구. 명품 브랜드 키즈 매장에서 아이들에게 옷을 걸쳐 보는 고객도, 한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도 화장품 매장에서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 보는 고객도 대부분 중국인들이다.
젊은 요우커들의 경우 휴대폰으로 최저가, 비슷한 제품 및 할인 정보를 검색하느라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왔다는 중국인 란페이(23세)씨는 "선글라스와 립스틱을 구매했고, 옷을 구매하려고 구경하고 있다"면서 "세일하는 브랜드가 많아서 평소 눈여겨 봤던 코트를 한 번 입어보고 중국에서 친구들이 부탁한 화장품을 구매한 뒤 남대문 시장으로 구경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녀의 신학기 책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는 한복임(62세)씨는 "책가방과 설빔을 보려고 왔다"면서 "마침 세일이라고 해서 손주들 것을 사가려고 왔다"고 전했다. 한씨는 "새해 첫 날부터 사람이 많아 놀랐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이달 22일까지 '러블리 명작세일'을 진행한다. 전 상품군에서 총 95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세일 초기인 8일까지 균일가 및 최대 70% 할인 행사인 '럭키 프라이스' 상품전을 연다. 총 100만점 규모의 상품을 풀어 고객 몰이에 나선다. 4일까지는 일본의 복주머니 행사에서 유래된 '럭키 스페셜 기프트'도 준비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신년 첫 정기세일'을 벌인다. 소비자의 발길을 잡기 위해 이례적으로 황금 총 750돈을 건 '황금알 경품행사'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 이 기간 새해 첫 세일로 영업을 시작한다. 단독 브랜드를 포함해 총 500여 개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한다. 3만원 상당의 식료품이 담겨있는 1만원짜리 '대박백' 이벤트, 1년에 두 번만 실시하는 국내외 트래디셔널 브랜드 시즌오프 세일 등을 기획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AK플라자도 같은 기간 신년 세일에 동참한다.
유통업계가 연초부터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해 연말의 소비절벽이 연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됐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4.2로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백화점 업계는 한해 매출이 11~12월 연말에 집중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의 경우 경기불황 속에서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백화점들은 일제히 지난해 11월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해외 브랜드를 대거 할인 판매하는 등 소비심리 살리기에 나섰지만, 매출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11~12월(1~25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0.8~1.5% 감소했다. 올해 매장들을 신 ·증축한 신세계백화점만 11월 12.9%, 12월 8.9%로 나 홀로 신장했다.
본격적인 경기불황의 그늘이 드리운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부터 세일로 위기 탈출을 시도했다. 지난해 백화점업계의 연중 세일 기간은 최대 185일에 달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첫 영업일부터 다양한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라면서 "전반적인 소비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설 명절과 신학기 등 이벤트가 있는 새해인 만큼 매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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