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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5>소고기가 준 행복과 그늘①

최종수정 2016.12.30 10:00 기사입력 2016.12.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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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사람들은 소고기를 참 좋아한다.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와 함께 인류가 그린 최초의 그림으로 알려진 라스꼬 동굴 벽화의 사냥장면에는 소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소고기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긴 것 같다. 소고기 선호는 소의 증가로도 확인된다. UN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소의 숫자는 1961년 9억 4천만에서 2015년 14억 8천만 마리로 57%나 증가하였으며,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고기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970년 1.2kg에서 2000년 8.5kg으로, 2015년에는 10.9kg으로 증가하였다. 소고기 선호와 소득의 증가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다. 소고기 선호현상을 취향과 영양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때, 맛이 있어서 좋아한다면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며,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면 행복일 것이다.

영양 측면에서는 어떨까? 왜 먹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데,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어떻게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을 수 있을까? 사람은 잘 먹지 않는, 영양소가 풍부한 먹이를 많이 먹어서일까? 아니면 소의 몸에서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잘 만들어서일까? 둘 다 아니라면 영양 측면에서는 소고기를 먹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소는 초식동물로 자연상태에서는 풀만 먹고 산다.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환경에서 클로버 70%, 풀 30%정도를 먹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목장에서 풀만 먹는 경우보다는 옥수수나 콩과 같은 곡물로 만든 사료를 먹여 사육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1/3은 가축들이 먹는다지 않는가? 거기다가 성장촉진을 위해 성장호르몬도 먹이고, 위장에서의 염증을 억제하려고 항생제도 먹이는데, 미국에서 소비되는 항생제의 70%는 소를 비롯한 가축이 소비한다고 한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1960년대나 1970년대 겨울이 되면 볏짚과 마른 풀을 작두로 썰어 가마솥에 넣고, 벼를 찧을 때 나오는 속겨를 함께 끓여 만든 여물을 소에게 먹였다. 소의 먹이측면에서 보면, 목장에서 풀만 먹거나 사육장에서 곡물사료를 먹거나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먹는 음식보다 영양소가 더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성장호르몬이나 항생제를 함께 먹고 자란 소의 고기가 사람의 몸에 얼마나 좋을 수 있을까?
소의 몸속에서는 좋은 영양소가 만들어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의 몸에서는 먹이 속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자신의 몸에 필요한 형태로 바꾸기 때문에 인간에게 가장 좋은 형태는 아닐 것이다. 어떤 영양소는 인간에게도 좋은 반면, 어떤 영양소는 부적절한 형태일 수 있으며, 양에 있어서도 어떤 것은 부족하고, 어떤 것은 넘칠 것이다. 따라서 소고기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이 아니고, 적절히 조합하여 먹어야 하는 수많은 음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영양학적 분석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소고기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모두 채소나 과일, 곡식과 같은 식물성 식품에서 섭취할 수 있으며,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고기와 식물성 식품을 적절히 섞어 먹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고기에 부족한 영양소는 다른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며, 너무 많이 먹으면 어떤 영양소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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