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포위하면서 탄핵가결 촉구 "부결은 국민배신"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금보령 기자]9일 오후 3시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탄핵 가결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서울지하철 1ㆍ2호선 시청역 주변은 구름이 잔뜩 낀 날씨임에도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지난 밤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불어서인지 다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었다.
직장인 최모(52)씨는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이렇게 거센데 가결되지 않겠냐"며 "탄핵 때문에 오후엔 일이 손에 안 잡힐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희정(58ㆍ여)씨 또한 "시국이 이러니까 자영업자들 장사도 안 되고 너무 어수선하다"며 "오늘 탄핵 가결돼서 이 시국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부결 시 여의도와 광화문광장으로 나가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직장인 유모(29ㆍ여)씨는 "오늘 탄핵이 제발 가결됐으면 좋겠다"며 "혹시라도 부결되면 내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모(28ㆍ여)씨는 광화문 광장 대신 여의도로 갈 생각이다. 장씨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는데 이와 배치되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여의도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가결을 촉구하는 촛불이 국회를 포위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 '박근혜 즉각퇴진-응답하라 국회 1차 비상국민행동'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5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탄핵 가결을 위한 시민 대토론회와 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대론회에 앞서 만장으로 국회를 에워싸는 '탄핵까지 국회 포위-천개의 만장, 만인의 바람'행사도 진행됐다. 행사를 기획한 국회포위만인행동은 노란색 천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염원하는 국민메시지를 담아 만장 500개를 제작했다.
지난 대선 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는 이재철(75)씨는 "대통령이 너무 못해서 배신감을 느껴 동참하러 나왔다"며 "탄핵 못 시키면 국회의원들 밥값 못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김지현(여ㆍ21)씨는 "내일 시험이지만 탄핵에 힘을 보태기 위한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고3때 일어난 세월호 7시간이 아직까지도 밝혀진 게 없어 화가 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바로 여의도로 왔다던 대학생 최모(23)씨는 "탄핵 가결을 위해 국회를 압박하려고 참여했다"며 "탄핵이 가결 될 거라 믿지만, 부결되면 주말 광화문에 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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