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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습]두달새 4%대로…부동산은 벌써 '금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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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주택시장을 뒤흔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부각됐다. 오랫동안 초저금리 상태가 유지되다보니, 대출로 집이나 분양권을 확보해 상승분 차액을 챙기려는 투자가 활발해진 탓이다.

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전세가율)이 평균 70%를 넘어설 정도여서 전세금을 떠안고 집을 산 후 집값이 오른 후 처분해 이득을 보려는 이른바 '갭투자'까지 횡행할 정도였다. 이런 상태에서 단기간에 금리가 4%대까지 오르면서 저금리에 기대 대출금을 받은 투자자나 실수요자 모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무엇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주택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경고음이 나온다.
한켠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경기부양의 필요성 때문에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지만, 우선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외 이탈 우려 등으로 인해 금리 상승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가 기로에 선 상태에서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해본다.


서울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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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만해도 2%대 초저금리서 4%대 육박..수요자 고민 커져
트럼프당선 美금리인상 움직임..국내도 내년초까지 동조화 전망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내년 초 이사를 준비 중인 김연주(가명)씨는 최근 대출금리를 알아보다 조급해졌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 후반대에 대출이 가능했는데 불과 한두달 새 급등해 4%대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당장 연말부터 금융권 문턱이 높아지는데다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만 예고된 터라 하루라도 빨리 대출을 받아야하는지 고민이 생겼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83~3.10%(분할상환방식)로 두 달 전과 비교해 적게는 0.2%포인트부터 많게는 0.5%포인트 가량 올랐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올 들어서도 꾸준히 하락, 2% 중반대까지 떨어졌는데 하반기 들어 전환한 후 최근 오름폭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 금융기관의 건전성이나 차주의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지고 서민층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올 들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등 옥죄기에 들어간 바 있다. 시중은행의 리스크관리 기조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년물 채권과 연동해 바뀌는데 거래규모가 작아 외부의 작은 이벤트에도 변동폭이 큰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 트럼프 당선 후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시중은행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까지는 대출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가계부채 후속조치 관리방안에서 스트레스테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서민ㆍ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한 것도 당분간 금리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건설산업硏 "내년 매매가 0.8%↓"
2008년 금융위기 후 첫 하락 전망
올 상반기 매매거래량도 30% 줄어


이처럼 대출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주택시장 냉각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최순실게이트ㆍ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주택매매가격이 0.8%, 전셋값은 1%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마다 연말께 내놓는 경기전망에서 가격하락을 점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을 당시 이후 처음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주택시장 변수 가운데 금리와 대출규제, 가계부채 대책 등 주택금융정책을 첫손에 꼽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금리와 주택가격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경기회복 국면에 시장과열을 잡기 위한 조치로 금리인상이 뒤따랐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이 같은 관계는 바뀌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 속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부양대책과 저금리가 주택시장을 이끈 동인이었다"면서 "2014년부터는 주택가격과 담보대출 금리가 역의 관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은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주택시장을 이끌었는데 대출금리가 지금처럼 오르면 실수요층의 구매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을 살 때 대출부담이 늘면서 기존 주택매매거래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분양시장까지 옮겨 붙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양권 거래나 증여 등을 제외한 순수한 매매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42만4661가구였는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올해 상반기에는 29만7604가구로 30% 가량 줄었다. 신규 아파트 분양도 서울 재건축단지나 수도권 신도시,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과열양상을 빚자 분양권 전매제한, 집단대출 규제 등이 최근 잇따라 나왔고 분양시장도 점차 관망세로 돌아서는 기류가 강해졌다.

이경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급격히 금리가 변하는 건 가산금리가 오른 영향인데 이는 은행권이 부동산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는 태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불안한 금리는 구매력 약화와 시장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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