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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에 비상걸린 韓]국내 기업들 '초긴장'…한류특수 끊기나(종합)

최종수정 2016.12.02 10:24 기사입력 2016.12.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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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이례적 전방위 조사
현지 업장 영업정지 가능성도 높아
중국 매출 비중 높은 면세점, 화장품 업종도 '빨간불'

[中 사드 보복에 비상걸린 韓]국내 기업들 '초긴장'…한류특수 끊기나(종합)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현정 기자, 임혜선 기자] 중국 정부가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을 강하게 압박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한 노골적 '보복'에 나섰다. 세무조사를 비롯해 불시의 소방ㆍ위생ㆍ안전점검까지 받고 있는 롯데그룹 각 중국 계열사는 영업정지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 화장품 제조ㆍ유통업체들도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중국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ㆍ위생ㆍ안전검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날(28일) 현지 베이징 왕징에 위치한 마트, 슈퍼마켓 소방조사를 시작으로 상하이, 청두 등 중국 전역의 백화점, 마트, 슈퍼 150여개 점포에 대한 소방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선양에 위치한 롯데제과 생산공장 위생점검, 롯데알미늄 세무조사에 돌입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상태다. 세무조사의 경우 이례적으로 지방 세무서가 아닌 시 당국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롯데 中 사업, 사드보복에 '빨간불'= 지난달 16일 국방부와 롯데그룹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롯데스카이힐 성주CC와 유휴 예정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를 교환키로 했다. 양측은 현재 교환 대상 부지에 대해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전례없는 전방위 조사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경제ㆍ산업 제재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소방ㆍ안전 점검은 정례적인 것이지만 중국에서는 소비재 사업장에 대한 정부 압박의 첫 단계로도 인식된다"면서 "중국 현지의 소방권력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방대한 만큼 롯데에 대한 표적조사로 볼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현지 진출 기업 점포의 영업정지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당장 소방조사 점검 결과를 이유로 일부 점포에 이 같은 처분을 통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자 유통 기업은 중국 정부와의 마찰이나 양국 간 정치적 갈등 탓에 폐점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일본의 유통 기업 이토요카도가 현지에 진출해 세운 화탕백화점은 최근 3년 간 6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2014년에만 왕징, 베이위엔, 시즈먼점이 문을 닫았고 지난해 요우안먼에 어이 올해 따싱, 스리바오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오는 18일에도 대형 매장 중 한 곳인 싼리툰점이 문을 닫는다. 현지 언론은 실적 부진으로 인한 폐점으로 보도했지만, 양국 간 관계 악화에 따른 결과라는 안팎의 평가도 존재한다.

롯데의 중국사업 전반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롯데가 가장 공을 들이는 해외 진출국으로 꼽힌다. 마트ㆍ슈퍼 등 할인점만 중국 전역에 116개 점포를 운영중이다. 다만 대부분의 진출 계열사들이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 롯데쇼핑에서만 14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도한 중국 사업에서 조(兆) 단위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확산된 바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중국인 매출이 8할인데…면세ㆍ화장품 업계 '긴장'= 중국인 의존도가 압도적인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면세점의 경우 올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이 3개나 문을 열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ㆍ한류 금지령)으로 요우커 방한이 급감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비중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ㆍ신라ㆍSK워커힐ㆍ동화면세점 등 국내 4개 면세점의 중국 관광객 매출 비중은 60~70%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매출 4조7491억원 중 2조9447억원(62%)이 중국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왔다. 2874억원의 매출을 올린 워커힐면세점(SK네트웍스)은 중국 관광객 매출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다. 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압박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고, 그 수위도 강한 것 같다"며 "당장의 매출 타격보다 중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나 중국인들의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 악화가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류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혀왔던 화장품 업계도 역풍을 맞을 위기다. 통관심사와 품질관리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등 한국 소비재기업에 대한 견제가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9월까지 한국산 식품ㆍ화장품 분야 수입불허 건수는 148건에 달해 대만 583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10월 중국향 화장품 수출액은 10억1000만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출액(28억2000만달러)의 35.8%를 차지했다.

화장품 업계 국내 '빅2'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도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매출 가운데 중국 관련 비중은 30%대, 10%대(화장품 사업 매출 기준)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지속성 여부가 관건"이라며 "관련 부서에서 중국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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