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10~20% 하락할 것이라는 기관들의 예상을 뒤엎고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 증시 내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미국 증시 반등의 배경에는 저유가와 실업률 회복, 인플레이션 기대 확대 등으로 인해 소비부문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에도 미국 경기의 경조한 회복세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매판매 반등 이후로 7개월 연속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9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4포인트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 소비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승리로 또 한 번 글로벌 금융시장 전역에 충격을 가져왔으나, 대선 이후 미국주식으로 오히려 강하게 자금이 유입되면서 미국 주요지수는 모두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의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공약은 결국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향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미국의 소비 수요 회복은 결국 우리나라와 같이 미국을 주요 교역 대상국으로 삼고 있는 나라의 수출 경기 회복을 이끌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소재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이후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은 것도 사실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가 여러 가지 보호무역 정책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반덤핑, 상계관세, 수입금지 등 여러 가지 대응책들은 업계의 소 제기를 시작으로 하며, 이때부터 관련 기관의 심사와 피해 판정 및 대응 수위 조절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들을 보면 미국의 경기 현황을 상당히 잘 반영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지금처럼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구간에서는 보호무역에 대한 태도가 급격히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적어도 현 시점은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보다 미국의 수요 증가에 대한 향유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트럼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이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고 있지만 국내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교역이 개선된다고 해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낙수효과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트럼프의 신고립주의에 이어 이탈렉시트 우려까지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의 기조 변화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도 구조적인 요인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올해 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 소비심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1년 사이 3.6%에서 2.6% 수준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OECD는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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