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전히 코스피 반등을 괴롭힐 수 있는 대외적인 요소들이 남아 있다. ‘트럼프 쇼크’는 점차 수그러들고 있지만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산유량 감산 여부 등이 변수다. 특히 이번엔 유럽의 정치적 상황에 글로벌 금융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탈리아의 헌법개정안 투표, 오스트리아 대선이 그것이다. 이들의 결과에 따라 내년 유럽 정치 지도가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한 예측이 엇갈릴 수 있다.
2011년 이후로 코스피가 박스권으로 진행되면서 바닥권을 형성할 때에는 단기로 급락세가 나타난 후에 등락을 거듭하면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최근과 같이 20일 이평선 회복 시도가 나타난 후에는 추세적인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11월 저점을 경신하는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다만 최근 5년간 중기 바닥권 형성 과정에서 수 차례의 등락이 있었고, 아직 20일 이평선을 회복하지 못해 단기적으로 불규칙한 흐름은 나타날 수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2016년을 한달 여 남겨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첩첩산중의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내부 정치적 리스크의 장기화와 녹록치 않은 대외 증시 여건으로 반등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으로 여겨진다. 30일(현지시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4일 이탈리아 헌법개정안 투표를 시작으로 유럽 내 주요국의 선거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의 공은 미국에서 유로존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연초 이후 이미 두 번의 블랙 스완(브렉시트 현실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경험한 터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지속적으로 투자심리를 압박해 증시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경계감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지난주까지 주식과 선진국 자산에 대한 선호가 3주 연속 이어졌다. 선진 주식형펀드에서는 대선 본거지인 미국을 제외 시, 서유럽에 대한 자금 유입이 특징적이다. 2월부터 자금 유출이 지속돼 온 선진유럽으로 2주간 자금이 유입됐다. 단 유럽 전반에 투자하는 지역형펀드를 제외한 국가별로는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부재하다.
특히 12월4일 이탈리아의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럽 내 정치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국민투표 부결 시, 극우정당인 오성운동의 득세는 2017년 유럽주요국선거(2017년 2월 독일 대선, 4월 프랑스 대선, 10월 독일총선등)를 앞두고 자칫 포퓰리즘 정당 득세의 물꼬를 틀 위험이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이탈리아 투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충격은 완충될 여지가 있으나, 독일 및 프랑스 등 주요국에게는 재차 부담이 되는 소식이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주식형펀드에서는 2주 연속 자금이 유출됐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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