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 오른쪽)이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정부 고위관계자는 A씨는 경제에서 성장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으로 들어가고 있지만,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우리 사회를 쓰나미처럼 덮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출산장려정책을 펼쳤지만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21명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말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2020년까지 출산율을 1.5명으로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실현가능성이 낮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취업, 결혼, 출산, 양육, 교육 등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끊어졌다.
중년층과 노년층은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기초연금과 건강보험 등으로 지출해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2050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58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정년이 연장되면서 일자리를 두고 세대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2.8%에서 1.7%로, 내년 전망치는 3.6%에서 1.8∼3.1%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2.1%로 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 되면 2016~2020년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3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짐에 따라 국정공백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가 확실시 되고 있어 경제사령탑의 리더십 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제대로 심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 지 가늠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하야나 2선 후퇴를 거부하고, 국회가 탄핵 절차를 진행하면서 현재 정국이 장기화 될 경우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경제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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