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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상실의 시대⑥]"집사서 뭐하나, 현실 즐기자"…작은사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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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ㆍ좌절감에 자포자기 소비↑
"경험에 투자한다" 가치소비족도 증가

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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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직장인 윤민수 씨는 최근 취미생활을 위한 예금 통장을 만들었다. 한정판 레고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일부 지인들은 장난감에 수십만원에서 수백여만원까지 지불하는 윤 씨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레고는 윤 씨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다. 윤 씨는 다음달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브릭 체험 전시도 관람할 계획이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소비성향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불황일수록 작은사치를 누리는 가치 소비족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러한 현상 아래 나를 위한 투자에 아끼지 않는 이들을 지칭하는 '포미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1분기 80%에 이르는 평균소비성향은 2013년 70% 초반으로 크게 하락한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소비 규모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이유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래를 위해 무조건 아끼기보다 현재의 나를 위해, 경험에 투자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밥보다 비싸지만 새롭게 출시된 디저트를 먹어보고, 컵라면을 먹더라도 한정판 레고는 소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추세가 나타난 배경 중 하나로 상실감이 꼽혔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십수년을 모아도 서울에 있는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려운 현실에 좌절해 자포자기의 상태로 소비를 하는 경우다. 좌절감, 상실감 등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의 소비를 현재로 당겨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소비 양극화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럭셔리 리조트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심화되고 있지만 슈퍼리치를 겨냥한 럭셔리 리조트는 없어서 못파는 실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에머슨퍼시픽의 가평 아난티 회원권은 1억5000만원, 용평리조트의 플래그쉽 콘도 버치힐 하우스는 한 세대당 15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이지만 물량이 부족하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흙수저', '금수저' 등으로 나뉘는 '수저계급론'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금수저는 고위층 권력을 가지거나 재벌급 부모의 자녀를, 흙수저는 서민의 부모를 둔 자녀를 지칭한다. 수저계급론에는 과거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출발선이 다르면 뭘해도 안된다'로 바뀐 씁쓸한 현 세태가 담겨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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