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코피노의 이야기,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가득한 트렁크 = 안토니오 타부키는 노벨상 후보로 여러 번 거론된 이탈리아의 문인이다. 타부키 문학의 중심에는 포르투갈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가 있다. 타부키는 1960년대에 프랑스 헌책방에서 ‘담배 가게’라는 시를 읽고 페소아에게 매혹되었다. 당시는 유럽이 페소아라는 작가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할 때다. 이때부터 타부키는 페소아를 알리고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일에 앞장섰다. 포르투갈 여성인 마리아 조제 드 랑카스트르와 결혼한 다음에는 함께 페소아의 작품을 번역하고 논문을 썼으며 페소아의 삶과 작품을 모태 삼아 자신의 문학세계를 일궈나갔다.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 2016년 계간 ‘창작과비평’의 창간 50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 당선작. 심사평에 “이야기를 잇고 끊는 고유한 리듬을 조성하며 담담한 듯 노련하게 서사를 이끈 점이 돋보”인다는 대목이 보인다. 출판사에서는 이 소설에 대해 “필리핀과 일본을 배경으로 갓 스무 살이 된 '코피노' 주인공이 사랑과 가족을 발견하는 이야기. 경계 위에서의 삶을 이례 없이 담백하게 다루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랑과 가족애를 우리 앞에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고 소개했다.
주인공 하퍼는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필리핀에서 어머니와 삼겹살 가게를 하다가 병으로 죽었고, 어머니는 일본에서 재혼하여 후쿠오카에서 산다. 하퍼는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가난에 노출되어 생계를 위해 망고스퀘어에서 마약 배달, 소매치기, 불법 영상 업로드 등 온갖 불법적인 일을 한다. 이런 일이 하퍼가 코피노여서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퍼가 직면한 삶은 코피노라는 이미지의 테두리를 뛰어넘는다. 하퍼는 돈을 많이 벌고 ‘미인대회에서 우승할 만한 여자’와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우연히 ‘베렌’을 만난다. 둘은 함께 일본에 가기로 하고, 서울을 경유하는 여행길을 선택한다. <금태현 지음/창비/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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