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화려한 정치가문의 엘리트, 수십억달러의 비자금. 상반돼 보이는 두 가지는 모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를 설명해주는 표현이다.
지난 2009년 제5대 말레이시아 총리에 취임한 나집 총리는 뼈대 있는 정치 가문의 엘리트로, 총리 취임 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나집 총리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기대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나집 총리가 설립한 국영펀드 1MBD(1 Malaysia Development Berhad)의 자금 수십 억달러를 유용한 혐의로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가 빼돌린 자금만 최소 35억달러로 추정된다. 횡령한 자금은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사들이는 등 나집 총리와 측근들이 호화생활을 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금 횡령과 맞물려 로스마 만소르 여사의 사치 소비 성향도 구설수에 올랐다. 1억원 남짓인 총리 연봉 외에 뚜렷한 소득이 없으면서도 로스마 여사는 2008년부터 2015년 사이 600만달러가 넘는 보석류와 명품을 구매했다. 특히 다이아몬드와 에르메스 버킨 백을 수집하는 취미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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