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집단대출 규제 강화 ‘풍선효과’…5대銀 잔액 89조6333억원으로 전월비 673% 급증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중도금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후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대출에서도 한쪽을 누르면 한쪽이 부풀어오르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진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ㆍ우리ㆍKB국민ㆍ신한ㆍNH농협 등 5대은행의 신용대출 10월 잔액은 89조6333억원으로 9월 88조5163억원 보다 1조1170억원 늘었다. 이는 9월 증가액 1445억원보다 673%이상 급증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9조8300억원의 잔액을 기록, 전달보다 3283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도 지난달 각각 3276억원, 2622억원, 2282억원씩 불었다. 단 KEB하나은행의 신용대출은 전달보다 293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집단대출의 잔액 역시 107조7867억원으로 9월 106조7912억원보다 9935억원 증가했다. 월별 증가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9월 증가액인 1조354억원보다도 419억원이나 줄었다
은행권에서는 늘어난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분양 계약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등 생활자금 목적의 대출은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청약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단대출의 규제가 강화되자 일단 개인신용대출을 통해 계약금을 마련한 가계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74개 단지에서 새 아파트 4만19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
그나마 대출죄기에 따른 은행권 내 이동은 안전지역으로 여겨지지만 이같은 과정 속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문턱마저 넘지 못해 2금융으로 넘어간 대출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대출을 죄면 죌 수록 가계 빚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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