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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금통위원들 '통화긴축' 매파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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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달라졌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에 부쩍 신중해진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부동산에 쏠린 경제에 대한 우려성 발언도 서슴없이 내놓고 있다. 지난 4월21일 신임 금통위원 4명이 합류한 후 금통위 색채가 비둘기파(통화 완화)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과는 딴판이다.

1일 공개된 '2016년 제2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금통위원의 변신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 의사록은 지난달 13일 금통위 회의 때 나온 금통위원들의 발언이다. 당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하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정부와 한은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통화 및 재정정책 여력도 남아 있다"는 원칙적인 발언을 하자 시장에서는 회의 중 추가 인하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실제 금통위가 새로 구성된 후 첫 회의가 열렸던 지난 5월의 경우 금리는 만장일치 동결로 결정됐지만 회의에선 "조속한 시일 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있었다. 6월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결정 직후 열렸던 7월 금통위에서도 "이번에는 동결하더라도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비둘기파식 발언은 이어졌다. 8월 역시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란 발언이 빠지지 않았다. 만장일치 동결 결정이 나온 10월13일 3년 만기 국고채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각각 0.03%포인트, 0.052%포인트 내린 연 1.323%, 연 1.543%에 마감했던 것도 이번에도 이같은 발언이 있었을 것이란 기대감이 보태진 결과였다.

하지만 공개된 의사록은 전혀 달랐다. 금통위원들은 이견없이 동결 결정을 했고 향후 금리 결정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금통위원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변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지난 4월 새로운 금통위가 구성된 후 쓰지 않았던 표현이다. 시장에선 놀랜 기색이 역력했다. 금통위원들이 6개월만에 매파(통화긴축)로 돌아섰다며 금리동결의 신호가 선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도 날카로워졌다. 다수 금통위원은 최근 성장세가 건설투자 위주로 이뤄졌다는 혹평을 내놨다. 한 금통위원은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최근의 건설투자 확대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보다 시급한 부분은 건설경기의 연착륙 유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택의 공급보다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사실 금통위원들의 변신은 9월부터 조금씩 엿보이기 시작했다. 9월9일 열린 금통위서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려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원래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통위원들의 변신을 이끈 배경은 두가지다. 하나는 무서운 속도로 불고 있는 가계부채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불기 시작한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수위를 높이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시각이다.

성장과 물가경로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낮게 본 요인으로 보인다. 다수의 금통위원은 한은이 예상한 올해 2.7%, 내년 2.8% 성장률 전망이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가상승률 역시 내년 상반기 이후 중기 물가안정목표제 범위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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