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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워드]'후루룩' 맛있는 당면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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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음식의 언어를 찾아서…②당면

부산 부평깡통시장은 다양한 먹을거리들을 늦은 밤까지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것들도 꽤 많다. 그중 명물 대접을 받는 것이 비빔당면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잡채나 갈비탕에 들어가는 당면을 양념에 비벼 먹는 것인데 그 맛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부산하면 생각나는 음식으로 이 비빔당면을 꼽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그렇다면 당면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면(唐麵)은 중국의 면이다. '펀탸오(粉條)'라고 한다. 중국에서 먹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중 잘게 다진 고기, 채소를 볶아 펀탸오와 섞어 먹는 사천요리 '마의상수'는 우리나라의 잡채와 유사하다.
이렇다 보니 당면이 들어간 잡채는 우리의 생일이나 집들이, 명절 등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하나지만 우리 음식인지, 중국 음식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일찍이 언론인 홍승면 선생이 음식 칼럼 '백미백상'에 "한국식 잡채와 중국식 잡채는 각각 어떤 유래를 지니고 있는 것이며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가 내 의문이다"고 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당면이 들어간 한국식 잡채(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면이 들어간 한국식 잡채(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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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는 19세기 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면 공장이 생겼고 성업 중인 중국 요리집에서는 당면을 넣은 잡채를 팔아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저렴하면서도 요리의 양을 늘려줬던 당면은 당시 식당이나 손님들을 두루 만족시켰을 것이다.

한국식 잡채에는 처음엔 당면이 들어가지 않았다. 당면이 들어오기 전 조선시대 요리책인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잡채 조리법을 보면 채소와 버섯, 나물, 꿩고기 등을 가늘게 손질해 기름과 간장으로 볶은 뒤 즙을 뿌려 먹는다고 돼 있다.
당면이 들어온 뒤 1930년 한 일간지를 보면 당면이 들어간 잡채 요리법이 나온다. 하지만 1937년에 조선의 정월음식을 소개하는 기사의 잡채 조리법에는 당면이 빠져 있다. 이즈음에는 당면이 들어간 잡채와 들어가지 않은 잡채를 다 먹다가 이후 점차 당면이 주재료로 자리를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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