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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대 학생들 '등록금 0원' 거부한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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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들 "누구 덕에 학교다니는 줄 아냐" 갑질..."돈 더 내더라도 눈치 안 보고 쾌적한 환경 원해"

서울시립대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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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차라리 등록금을 좀 더 내더라도 주민들 눈치 안 보면서 더 쾌적한 교육 환경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다."

반값 등록금이 시행 중인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이 최근 등록금을 전액 면제시켜주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립대 학생들은 왜 거부한 걸까.
이와 관련 시립대 학생들은 표면적으로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이 먼저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 시립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기숙사 부족, 낡고 비좁은 데다 장서도 부족한 중앙도서관, 1960~70년대 지어져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낡은 일부 학교 건물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립대는 비서울 출신의 재학생 비율이 높지만 '서울시립'이라는 명분으로 기숙사를 만들지 않았다가 2000년대 초반 신축했지만, 정원 788명으로 수용률 7.6%에 불과하다. 전체 대학 평균 29%, 수도권 평균 17.4%, 정부 권장 기준 25%에 훨씬 못 미친다. 서울시가 2015년까지 3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증축해주기로 했지만 지지부진하다. 중앙도서관도 열악하다. 2013년 기준 약 90만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외대(약 130만권), 중앙대(120만권), 건국대(110만권) 등 타 대학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일부 건물들은 지어진 지 수십년이 지나 낡은 시설로 학생들이 고생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현재 100만~120만원 수준인 등록금을 올려서라도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립대 총학생회의 지난해 설문 조사 결과 학생 대부분은 반값등록금 시행에 만족해 하지만, 일부에선 '교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축소'와 '교내 각종 시설 개선의 부족' 등을 이유로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도 26%나 됐다. 또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학생들이 57%로 다수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못마땅한 눈초리도 학생들의 전액 등록금 면제 거부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2012년 반값 등록금 시행 이후 일부 주민들은 시립대 내 운동장 등 학교 시설물을 사용하다 학생들과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반값 등록금'을 이유로 "너희들이 학교를 누구 덕에 다니는 줄 아냐"고 타박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립대의 한 학생은 "공립학교라 학교 시설물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술에 취한 일부 주민들이 갑질을 하는 것을 목격했을 땐 마치 거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등록금이 싸다고 학교나 학생들까지 도매금으로 싼 물건 취급받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SNS 생방송을 통해 전액 등록금 제도 시행을 제안했던 박원순 시장은 11월 중 시립대를 방문해 총학생회 등 학생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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