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전설적인 바둑고수 왕적신 '위기십결'…승패 일희일비 지양, 평정심 위기돌파 전략
그 중 첫번째가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를 탐하지 마라다. 치열한 전략 수립과 탐색, 전투가 벌어지는 바둑판에서 승리에 집착하지 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가 부득탐승을 실천하고 있다. 승패에 집착해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평정심을 찾고 내일을 도모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갤럭시 노트7 단종의 후폭풍이 가라 앉지 않았지만 19일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는 일상을 되찾았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이날 회의 주네는 '포켓몬고 열풍으로 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가능성'. 우운택 카이스트 교수가 강단에 섰다.
삼성전자 수요사장단회의 주제는 몇 개월 전부터 미리 결정된다.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불구하고 부득탐승을 실천하려고 무던히 노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 등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의미 있는 단종 결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대응은 손자병법에서도 배울 수 있다. 손자병법 삼십육계의 11번째 계인 '이대도강(李代桃畺)'은 작은 것을 희생시켜 큰 이로움을 취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눈앞의 손해에 집착했다면 과감한 결정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사태를 정면 돌파하면서 사고 원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평정심의 힘을 믿으며 한 수, 한 수 바둑돌을 놓았던 이창호의 묵직한 대응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사장은 "19일 강연에서 갤럭시노트7과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장은 이날 강연주제와 관련해 "VR과 AR을 같이 봐야 하는데 3D 콘텐츠보다는 플랫폼 생태계로 봐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인데 준비가 되면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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