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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음악가의 이른 작별…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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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연 앞두고 요절

권혁주 / 사진=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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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12일 오전 1시27분 별세했다. 향년 31세.

사인은 급성심정지다. 연주회를 앞두고 부산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권씨는 부산 문화회관 연주회를 앞두고 전날 서울에서 부산으로 왔다. 당일 저녁 부산 남구에 있는 친구 집에서 지인들과 청주를 마신 뒤 택시를 타고 해운대구에 있는 한 호텔로 이동하다가 의식을 잃었다. 호텔 직원 등이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깨어나지 않았고,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은 권씨의 소지품에서 부정맥과 관련된 약을 발견했으나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가릴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계자는 "청주를 약간 마셨을 뿐 과음하지는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최근 바쁜 연주 일정과 평소 투어 때 손수 운전해서 쌓인 피로가 건강에 무리를 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세 살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권씨는 여섯 살에 음악저널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해 '바이올린 영재'로 주목받았다. 일곱 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들어가 김남윤(67)에게서 바이올린을 사사했고, 2년 뒤 러시아로 유학을 가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와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권씨는 열한 살이던 1997년 영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 이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2004년), 덴마크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2004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6위(2005년)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6년에는 제2회 금호음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한 권씨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올림푸스 앙상블 등 실내악단 멤버로도 참여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천재 연주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음악인들은 애도를 표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권씨를 위한 무대를 마련해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8)는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고 음악을 지독히도 사랑한 청년이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토록 빨리 이별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41)은 "아이처럼 순수했던 성품과 음악으로 세상에 남긴 위로와 감동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권씨의 생전 마지막 무대였던 지난 4일 '임선혜 & 앙상블 오푸스 볼프 이탈리안 가곡집' 대구 공연을 함께한 소프라노 임선혜(40)도 "혁주씨 생각 없이 이 노래를 하긴 힘들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빈소는 1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마련된다. 발인은 15일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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