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180정·마약 92㎏’ 지난해 총기·마약류 밀수현황,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지난해 밀수된 총기와 마약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총기 안전지대’, ‘마약 청정국’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경북 포항 남구·새누리당)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5년 국내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모의총기 등 불법총기류는 791정으로 이중 69정은 실제 총기였던 것으로 집계된다.

연도별 총기 밀수현황(괄호는 실제 총기)은 2011년 160정(12정), 2012년 141정(28정), 2013년 140정(18정), 2014년 170정(4정), 2015년 180정(7정) 등으로 파악된다.

관세당국의 마약밀수 단속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단속에 적발된 마약류 밀수규모(㎏)는 2011년 29㎏, 2012년 34㎏, 2013년 46㎏, 2014년 72㎏, 2015년 92㎏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때는 2011년 620억원, 2012년 636억원, 2013년 930억원, 2014년 1504억원, 2015년 2140억원 등으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는 국내로 반입이 시도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총 72㎏이 관세당국에 적발돼 마약류 적발현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4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최근에는 필로폰의 대형밀수(1㎏ 이상)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총기와 마약류를 밀수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실제 총기사고와 마약투약 사례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 ‘마약 청정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실례로 지난해 성탄절에는 신모씨가 대전에서 총기(스페인제 권총)로 차량 운전자를 공격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고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여행 가방에선 권총, 선수용 공기권총, 가스총이 발견된 바 있다.

또 지난 8일에는 경북 구미에서 최모씨가 채팅어플로 만난 여고생과 필로폰을 투입한 후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발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마약에 취한 남성이 ‘누군가에게 쫒기고 있다’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과거 폭력조직원 등 특정부류의 사람들이 주로 구입하던 총기와 마약류가 최근엔 인터넷과 SNS를 통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며 “우범자와 적발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유관기관과의 공조수사로 단속과 계도를 병행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