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위기·고통에 처한 이웃 외면한 죄…착한 사마리아인법 나올까

"이기적인 사회의 극복을 위해 필요하다"vs"도덕까지 법으로 규제하는가"

#.지난달 30일 60대 택시기사가 운전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승객은 차 문을 열고 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지난 8월 한 부부가 택시를 탔고 60대 택시기사 이씨가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다. 승객들은 이씨를 버려두고 짐을 챙겨 떠났다.

올 들어 비슷한 사건만 벌써 두 번째, 승객들의 태도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승객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한국엔 이들을 처벌할 법적 조항이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연달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자, '착한 사마리아인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법이란?
신약 성서에 나오는 사마리아인이 유대인을 구해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떤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이 처해졌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이를 알고도 그냥 지나친 사람을 처벌하는 법.

여러 나라들이 이미 형법전 속에 '착한 사마리아인 조항'을 설치해놓고 있습니다.

만약 택시기사와 승객이 프랑스에 있었다면?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하지 아니한 자는 5년 이하의 구금형 및 7만5000유로(우리돈 9500여만원)의 벌금에 처한다' -프랑스 형법 제63조 2항

독일
'자신에 대한 현저한 위험과 기타 중요한 의무의 위반 없이도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지 아니한 자는 1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

러시아
6개월 이하의 징계 노동

북한
2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이외에도 덴마크,노르웨이,이탈리아,네덜란드,체코 등의 국가에서 관련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착한 사마리인법의 취지가 반영되었다고 보이는 법률이 있긴 합니다.

요즘엔 도와주려했다가 혹시 범법자가 될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혹시 착한사마리아인이 되었다가 오히려 내가 손해볼까봐 두려운 것이죠.

응급의료법 5조 2항
"일반인이나 업무수행 중이 아닌 응급의료 종사자 및 응급처치제공의무자가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해당 행위자는 민사책임 및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사망에 대하여도 형사책임을 감면한다"

=>착한사마리아인에 대한 책임면책, 감면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응급의료법 5조 1항
"누구든지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위반 시 어떻게 처벌할 지는 명시돼있지 않습니다. 앞서 소개한 해외의 법들과 다른 점입니다.

지난달 박성중 새누리당 의원은 '착한 사마리아인법'이라는 별칭의 법을 발의했습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도와주지 않는 경우 처벌하도록 한 법안이죠.

'착한 사마리아인법' 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최근 리얼미터가 진행한 '착한 사마리아인 법' 제정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급한 사람을 돕지 않고 지나치면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한다' 53.8%, '위급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은 도덕의 영역이기 때문에 법제화해선 안된다' 39.1%, '잘 모름' 7.1%

양 측 의견 모두 팽팽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