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이치방크 리스트가 재차 불거지면서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혹은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언급되며 KOSPI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도이체방크와 미국 법무부가 140억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54억달러로 줄이는데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과거 골드만삭스(150억달러->51억달러), 씨티그룹(120억달러->70억달러) 등 이번과 같은 모기지 부실판매 소송관련 선례를 보더라도 과징금이 대폭 축소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도이치뱅크 사태 이후에도 금융시장의 리스크 지표들이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메이 총리가 EU Treaty 50조(EU 탈퇴 절차) 발동 기한을 내년 3월로 제시하면서 브렉시트가 화두로 재부상함에 따라 달러·파운드 환율은 3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시장에 미친 충격은 빠르게 해소되고 있으며 영국 제조업 PMI는 2014년 6월 이후 최고치 기록 중이다. 영국 증시(FTSE 100) 또한 MSCI 전세계 47개국 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두 국가 중 하나이다. 이에 브렉시트는 아직 대비가 필요한 리스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도이체뱅크 사태는 개별기업 이슈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도이체뱅크 사태의 본질은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인데 관련 지표를 보면 유럽 금융 시스템 붕괴가 아닌 개별기업 이슈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금융 시스템 리스크 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의 절반이며 Citi MRI는 장기 평균 이하 기록 중으로 두 지수 모두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도이체뱅크 우려가 확산되었던 9월 한달 간 세 차례 상향(1.60%→1.75%)됐다.
김명실 KB금융그룹 연구원=시장의 관심사였던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동안 소외됐던 국내 통화정책으로 이동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대비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들어 시장 금리의 추가 하락을 견인하기는 다소 어려우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역시 시장 약세를 견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까지 가세하면서 약세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있으나, 원·달러 상승에 따른 일시적 차익실현으로 판단된다. 10월의 경우 국고채 발행량 축소 등 수급적으로 우호적인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외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라는 큰 틀이 유지되는 한 시장금리의 추세적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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